지난해 11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로보월드 2025'에 마련된 티로보틱스 전시관. /사진=김이재 기자


티로보틱스의 미래 먹거리인 자율주행 물류로봇(AMR) 사업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2024년 이후 대형 수주 공백이 이어지면서 올해 상반기 AMR 매출은 전년 대비 40% 넘게 감소했다. 최근 미국 포드 배터리 자회사와 약 150억원 규모의 무인운반차(AGV) 공급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신규 수주가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티로보틱스는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진공로봇과 AMR, 산업용 휴머노이드 솔루션 등을 개발·제조하는 로봇 전문 기업이다. 2004년 설립 이후 디스플레이 생산 전 공정에 투입되는 진공로봇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용화하며 성장했다. 이후 스마트팩토리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 2023년부터 자체 개발한 AMR을 양산하고 있다.



AMR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지만 매출은 여전히 진공로봇에서 나온다. 올해 상반기 AMR 매출은 14억7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3% 감소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7%에 그쳤다. 반면 진공로봇 매출은 142억4300만원으로 전체의 84.2%를 차지했다.

최근 3년 AMR 사업 매출도 2023년 390억원에서 2024년 199억원, 지난해 42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2023년과 비교하면 2년 만에 89.2%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진공로봇 매출은 233억원에서 347억원, 337억원으로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이 같은 매출 부진은 신규 대형 수주 공백과 맞물린다. 티로보틱스는 2023년부터 2024년 사이 SK와의 계약을 비롯해 총 584억원 규모의 2차전지 생산공정 물류자동화 시스템 공급계약 3건을 체결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해당 계약의 진행률은 모두 100%로 기존 프로젝트의 매출 인식은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다. 이후 추가 수주가 이어졌지만 뚜렷한 매출 회복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티로보틱스 관계자는 "2023년부터 SK온 등을 통해 대량 수주를 확보해 왔지만 이차전지 시장 위축이 겹치면서 물량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며 "반대로 진공로봇 시장은 한동안 위축됐다가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이면서 관련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티로보틱스는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 169억원, 영업손실 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신사업인 AMR 분야의 대형 수주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회사는 지난 6월 포드 배터리 자회사와 체결한 계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 켄터키주에 위치한 포드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이차전지 생산공장에 AGV 리툴(Retool)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계약 규모는 약 150억원으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의 34.16%에 해당한다.

포드 계약을 계기로 북미 시장에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이를 수익으로 연결하는 것이 향후 실적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티로보틱스 관계자는 "포드 관련 수주 매출은 내년에 대부분 인식될 예정"이라며 "현재 북미에서 협의 중인 AMR 관련 추가 프로젝트도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차전지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 미국 시장 진출 레퍼런스를 보유한 국내 로봇 업체가 거의 없고 중국 업체들의 미국 진출도 제한된 상황인 만큼 지속해서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