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매미 유충을 파는 것이 인기를 끌면서 대량 채집에 나선 이들이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대구 동구 아양교 인근 가로수 아래 폭염을 견디지 못한 매미 한 마리가 죽은 모습. /사진=뉴스1


중국 라이브 커머스에서 매미 유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이나 일본을 찾는 중국인들이 매미 유충을 대량 채집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자국에서 식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판매까지 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외국을 찾은 중국인들이 이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채집할 경우 생태계 순환에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어 우리 정부도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해 보인다.

중국, 라이브 커머스 인기몰이 중인 매미 유충

중국에서는 매미 유충 채집 열풍이 불고있다. 사진은 중국 라이브 커머스 도우인에 게재된 매미 유충 관련 게시물의 모습. /사진=도우인 캡처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중국 영문 매체 식스톤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 한 마을에 매미 유충 채집 열풍이 불었다. 이 지역 공무원 류레이는 라이브 커머스(더우인)를 통해 주민들이 밤마다 채집해 온 야생 매미 유충을 대량으로 사들여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라이브 커머스 판매를 위해 밤마다 수백마리의 매미 유충을 채집했다. 매미 유충은 마리당 약 1위안(207원) 정도다.

이 지역 한 주민(60세)은 하룻밤 사이에 매미 유충을 200마리 넘게 잡았다며 "나는 보통 매미 유충을 먹지 않지만 유충 한 마리 가격이 옥수수 한 개보다 비싸다"고 말했다. 이들이 채집한 매미 유충은 땅속에서 식물을 먹고 3~5년을 보낸 후 날개 없이 성충이 된 상태로 중국 북부와 동부 지역에서 오랫동안 별미로 여겨졌다. 6세기 농업 백과사전인 치민요서를 비롯해 다수의 중국 문헌에는 이 지역에서 매미 유충을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매미 유충과 지역 특산물인 꿀, 복숭아 등을 홍보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매미 유충 대량 채집은 생태계 문제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매미 유충 대규모 채집이 생물 다양성을 위협하고 지역 식량 공급망을 교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집 대상이 되는 매미 종인 크립토팀파나 아트라타는 국가 보호종은 아니다. 하지만 곤충학자들은 대규모 개체 수 감소가 지역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류씨는 생태계 교란 논란에 대해 마을 사람들이 수십 년 동안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고 매미 유충을 채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땅에서 막 나온 유충만 모은다"며 "성충 매미로 탈피하면 더 이상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아무도 잡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리밍리 농업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베이징 팡위안 회장은 해당 마을에서 논란이 된 야생 매미 대량 채집에 대해 "야생 매미를 채집하는 대신 마을에 매미 농장을 건설해 지역 주민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수입원을 제공하고 야생 매미 개체 수를 보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방 당국이 채집 할당량을 도입하고 채집 지역을 순환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인, 한국·일본서도 매미 유충 쓸어가

중국에서 매미 유충이 인기를 끌자 한국,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들이 공원에서 매미 유충을 잡는 일도 벌어졌다. 최근 서울시는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일대에 매미 유충 채취 금지를 안내하는 현수막을 설치했다. 서울시는 지난 18일 현수막 설치와 관련해 "지난해 샛강에서 일부 중국인들이 매미 유충을 집단적·반복적으로 채집한다는 신고가 이어졌던 점을 고려해 미리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시 관계자는 중국인 매미 유충 대량 채집에 대해 "지난해 이곳에서 매미 유충을 채취하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며 "올해는 아직 별다른 민원을 접수하지 않았지만, 예방 차원에서 현수막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례는 서울 외에 부산에서도 발생했다. 지난해 부산 한 생태공원에서는 일부 중국인이 매미 유충을 대량 채집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지난해 7월13일 일본 매체 산케이신문은 일본 도쿄 고토구 도립 사루에온시공원에서 중국인이 매미 유충을 무단으로 대량 채집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공원 측은 '매미 유충을 채취하지 말아주세요. 아이들이 매미를 기다리고 있어요'라는 안내문을 중국어, 한국어, 영어 등 4개 국어로 설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본 매체 지지통신은 지난해 10월22일 도쿄 시내 신주쿠구, 아다치구, 에도가와구 등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지역 공원에서 밤마다 손전등을 들고 매미 유충을 대량 채집하는 행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도쿄도 조례 위반 문제로 지자체와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