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노조 '공동성명'이 20일 낮 12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사옥 '1784' 1층 로비에서 '2026년 통합교섭 킥오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양진원 기자


네이버 노조가 본사를 상대로 계열사의 통합교섭을 요구했다. 비효율적인 계열사별 협상 구조를 개선해 실질적인 처우 개선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네이버노조)는 '공동성명'은 20일 오후 12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사옥 '1784' 1층 로비에서 '2026년 통합교섭 킥오프'를 개최했다. 조합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조는 네이버와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교섭을 공식 요구했다. 계열사의 핵심 근로조건을 사실상 네이버가 결정하는 만큼 개별 교섭으로 발생하는 비효율과 계열사 간 처우 격차를 해소하려면 네이버가 직접 교섭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동성명은 이날 ▲전사 통합 경영 프로세스 개선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근무 환경 개선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제도 개선 ▲구성원 성장과 발전을 위한 복지 제도 확대 ▲통합적 노사관계 구축 등 5대 핵심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지난 8월4일 네이버는 이사회를 열어 크림 유상증자에 1300억원을 출자하기로 의결했다"며 "스노우 네이버제트 크림에 돈을 넣을지 말지는 결국 네이버가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오 지회장은 "권한은 내가, 책임은 니가. 이게 맞냐"며 "막상 권한을 행사한 경영진은 책임지지 않고 권한이 없었던 구성원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 지회장은 "그동안 교섭을 따로 했지만 네이버가 결정해야 해당 교섭이 타결됐고 포괄임금제 폐지 등 교섭에서 결정하지 않은 문제들도 네이버의 결정이 있어야 모든 계열사에 적용이 된다"며 "실제 결정하는 구조와 교섭하는 구조를 일치 시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똑같은 단체 협약을 만들면서 굳이 따로 교섭해서 16개 교섭에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 1000시간씩 쓰고 있다"고 직격했다.



지난 8년간 이어진 계열사별 개별 교섭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계열사 간 처우 격차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한미나 네이버지회 부지회장은 "계열 법인의 핵심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주주와 이사회는 결국 모기업 네이버"라며 "지난 8년간 이어진 개별 교섭 구조 속에서 계열사 간 처우 격차는 오히려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나 네이버 노조 부지회장이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사옥 '1784' 1층 로비에서 열린 '2026년 통합교섭 킥오프'에 나섰다. /사진=양진원 기자


한 부지회장은 "최근 1년 동안만 16개 계열사에서 150번의 교섭이 열렸고 노사가 소모한 시간만 1000여시간에 달하지만 네이버 본사가 합의하기 전까지 계열사 사측은 입도 벙긋 못 하다가 네이버가 합의해야 비로소 움직이는 것이 현실"이라며 "교섭 결과를 기다리는 계열사 조합원들의 시간은 무심하게 방치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가장 효율적으로 일해야 할 IT 기업에서 가장 비효율적으로 일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지금의 개별 교섭"이라며 "진짜 사용자인 네이버가 직접 교섭에 나서 이 비정상적인 낭비와 차별의 구조를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은 통합교섭을 통해 전 계열사 구성원이 네이버의 경영 방향과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근무 시간과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강화하고 출퇴근길과 사무 공간의 불편한 인프라도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통합적인 산업안전보건 관리와 조직문화·직장 내 괴롭힘 관리 체계 구축도 요구안에 포함했다. 주거 안정 지원과 업무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비 지원을 확대하고 네이버 전 계열사를 포괄하는 통합적 노사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임금 동결 문제로 쟁의 국면에 들어선 네이버제트 사태에 대한 네이버의 책임 있는 대응도 촉구했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네이버제트는 모기업인 스노우와 잠정합의에 이르렀지만 사측이 임금 인상률 '0% 안'을 고수하면서 교섭이 결렬됐다. 노동위원회도 두 차례 조정을 진행한 끝에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네이버제트 조합원들은 이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율은 88.6%, 찬성률은 98%로 집계돼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날 행사는 쟁의권 확보 이후 열린 첫 공식 집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