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이 현지 유통채널을 통해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중국에 수출하며 해외 사업 모델을 다변화하고 있다. 사진은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이사(왼쪽)가 지난해 10월 Shi Chenjia(스천자) 닝싱유베이 CEO와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BGF리테일


BGF리테일이 중국에서 점포를 늘리는 대신 자체 브랜드(PB) 상품 판매를 확대하며 해외 사업 전략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존 마스터프랜차이즈(MFC) 중심의 수익 구조에 상품 수출을 더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다. 업계에서는 CU가 편의점 브랜드를 넘어 소비재 유통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지난 5월부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 하나인 타오바오에서 CU PB 상품 30여종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 수입 유통 전문기업 닝싱유베이와 PB 상품 수출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본격적인 현지 판매에 나선 것이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는 델라페 아이스드링크와 PBICK 스낵 등 음료와 과자를 중심으로 한 가공식품이 판매되고 있다. BGF리테일은 향후 틱톡 온라인몰과 징둥닷컴, 핀둬둬 등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중국 소비자들이 직접 상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1·2선 도시를 중심으로 팝업스토어도 운영할 계획이다.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다. 초도 수출 물량의 70% 이상이 소진되면서 판매 개시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지난 6월 중순 2차 물량을 추가 수출했다. 국내 편의점에서 검증된 PB 상품이 중국 소비자들에게도 일정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중국 온라인 판매는 BGF리테일이 수년간 확대해 온 상품 수출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다. 회사의 상품 수출액은 2019년 100만달러 수준에서 2022년 500만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000만달러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수출 상품 수는 50여종에서 1000여종으로 확대됐다.



그동안 BGF리테일의 해외 사업은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이 중심이었다. 현지 파트너가 점포를 운영하고 BGF리테일은 브랜드와 운영 시스템을 제공해 로열티를 받는 구조다. CU는 2018년 몽골 울란바토르에 해외 1호점을 연 뒤 지난 6월 600호점을 돌파했으며, 지난해에는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미국 하와이에 진출했다.

마스터프랜차이즈 모델은 점포 확대에 따른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지만 수익 규모가 현지 파트너의 출점 속도와 사업 성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BGF리테일은 해외 점포망 확대와 별개로 상품 수출을 또 하나의 수익 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중국 사례는 CU 점포가 없는 시장에서도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직접 출점 없이 현지 유통업체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소비자 반응을 확인할 수 있고, 향후 시장 확대 여부를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사업 진출 방식이 점포 중심에서 상품 중심으로 다변화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류 인프라 투자는 이러한 전략과 맞물려 있다. BGF리테일은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연면적 12만8000㎡ 규모의 신규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올해 4분기 완공 예정인 해당 시설은 영남권 물류 효율화를 담당하는 동시에 해외 수출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BGF리테일의 강점으로 오랜 기간 CU 사업에 집중하며 축적한 상품 개발과 소싱, 물류 역량을 꼽는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검증된 PB 상품을 해외 점포는 물론 현지 유통망에도 공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서다.

이 같은 변화는 PB 상품의 역할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CU 점포의 차별화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해외 시장에서 독립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점포 운영 기업을 넘어 자체 상품을 기획·개발하고 글로벌 유통망에 공급하는 소비재 유통기업의 모습에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PB 상품 경쟁력이 입증되면 점포를 먼저 열지 않고도 현지 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며 "상품 수출이 일정 규모까지 성장할 경우 국내 편의점 업계의 해외 진출 모델도 더욱 다양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