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3개월째 실종 상태인 장미란씨(37)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의혹을 받는 A경장이 또 다른 실종 사건도 유사한 방식으로 처리한 사실이 밝혀졌다. 사진은 장씨의 가족이 SNS를 통해 알린 실종 사건 개요. /사진=장씨 가족 SNS 캡처


제주에서 장기간 행방이 묘연한 장미란씨(37)의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의혹을 받는 경찰관이 긴급체포됐다. 해당 경찰관은 또 다른 실종 사건도 유사한 방식으로 처리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제주경찰청은 제주서부경찰 소속 A경장을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장씨가 3개월째 모습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A경장이 담당한 또 다른 실종자는 가족의 재신고 이후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A경장은 지난 5월15일 실종 신고가 접수된 장씨 사건을 맡았다. 최초 신고를 받은 관할 파출소는 당시 신고자를 직접 만나고 장씨 휴대전화 위치값을 토대로 한림항 인근 숙박업소 등을 탐문·수색했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A경장은 신고 접수 약 2시간30분 후인 오후 9시16분쯤 사건을 종결했다.

A경장은 당시 신고자에게 장씨와 연락이 닿았으나 자신의 위치를 알리지 말 것을 요구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성인 실종자의 경우 본인이 가족 등에게 소재를 알리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경우 경찰이 생존 여부만 신고자에게 확인해준다. A경장은 이 같은 허점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A경장의 통화기록에는 장씨와 통화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 휴대전화는 실종 신고가 접수된 5월15일까지 켜져 있었지만 이틀 뒤인 17일쯤부터 꺼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카드 사용을 비롯해 병원 이용 등 뚜렷한 생활반응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실종 기간이 길어지며 경찰은 장씨 이동 경로를 볼 수 있는 CCTV 영상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A경장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장씨를 숨졌다는 의미의 '변사'로 입력하고 관련 자료를 삭제한 정황도 확인하고 있다. 장씨 가족이 경찰에 다시 신고한 것은 지난달 19일이다. 경찰은 뒤늦게 지난 20일부터 제주 한림항 일대를 중심으로 장씨를 찾기 위한 대대적인 재수색을 벌이고 있다. 해경 등과 함께 하루 평균 140여명을 투입하며 해안, 해상, 주변 폐가 및 하천 등을 수색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A경장이 맡은 또 다른 실종 사건에서도 허위 종결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달 2일 신고된 60대 남성 B씨 실종 사건이다. 당시 B씨 가족은 사라진 B씨를 찾기 위해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A경장은 장씨 사건과 마찬가지로 가족에게 'B씨와 연락이 닿았으며 현재 무사한 상태'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경장은 상부에 B씨를 찾았다고 보고하며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사건을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 가족은 여전히 B씨와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B씨 가족은 장씨 실종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지난 21일 경찰에 다시 신고했다. 경찰은 당시 담당자가 A경장이란 점을 알고 허위 종결 정황을 파악했다. 경찰은 곧바로 B씨 수색에 나섰으나 이튿날인 전날 B씨는 제주 모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 신고 접수 51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