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박위가 KTX 하차 중 겪은 낙상 사고 영상을 공개한 후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장애인 유튜버 박위(39)가 KTX 하차 중 발생한 낙상 사고 CCTV 영상을 공개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지난 21일 박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CCTV 영상을 공개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당시 박위는 KTX 열차에서 내려 경사로를 이동하던 중 휠체어 바퀴가 경사로 위에 발을 올려놓고 있던 사회복무요원의 발에 걸리면서 앞으로 튕겨 나가듯 넘어졌다. 영상에는 박위가 휠체어에서 떨어져 바닥에 쓰러지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박위는 영상에서 "그분이 일부러 의도를 가지고 하신 건 아니지만 경사로 위에 발을 올려놓은 것 자체가 화가 났다"며 "그분이 공손하게 사과했지만 순간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영상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장애인의 안전한 이동 환경을 위한 재발 방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장애 정도에 따라 넘어지는 순간 팔로 몸을 지탱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며 "한 번의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회복무요원의 실수로 벌어진 일을 두고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적으로 게재한 것을 두고 비판이 제기됐다.

사과에도 가라앉지 않는 논란…구독자 이탈 이어져

유튜버 박위가 KTX 낙상 사고 당시 CCTV를 공개해 논란을 빚은 뒤 유튜브 구독자 수가 10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사진=박위 유튜브 채널 '위라클' 캡처


네티즌들은 "도와줬다가 실수 한 번 했다고 바로 박제라니" "누가 일부러 발을 걸겠나" "호의는 권리가 아니다. 당사자에게 진정으로 사과해라" "도와주려다 실수한 사람인데 CCTV까지 공개하는 것은 과하다" "이러면 누가 무서워서 장애인을 도와주겠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전신 마비 환자에게는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실제 위험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 등 박위의 CCTV 공개 취지에 공감하는 의견도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박위는 다음 날인 22일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상황이 일어난 당시 현장에서 저를 도와주시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셨고 정중하게 사과해 주셨던 근무자님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했다"며 "저를 더 잘 도와주시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다. 제 전달 방식이 미숙했고 생각이 짧았다"고 밝혔다.



영상 삭제와 박위의 사과 이후에도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24일 오전 9시 기준 박위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위라클 WERACLE'의 구독자 수는 99만7000명대로 집계됐다. 최근 불거진 논란의 여파인지 구독자 취소가 이어지면서 100만명 선이 무너졌다.

"왜 사람 탓하나, 사과하라"…박위 KTX 사고 영상에 기관사 작심 비판

유튜버 박위가 최근 KTX 낙상 사고 CCTV를 공개했다가 논란이 된 가운데 한 구독자가 그에게 남긴 댓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박위 유튜브 캡처


자신을 철도 기관사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3일 장문의 글을 통해 "형식을 갖춰 제대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A씨는 먼저 철도역에서 근무하는 역무 직원과 사회복무요원들이 휠체어 승객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기관사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무 직원이나 사회복무요원들은 역에 보급되는 휠체어 리프트를 사용한다"며 "휠체어 승객의 불필요한 이동을 최소화하고 안전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기관사와 무전으로 소통하며 휠체어 위치와 출입문 위치까지 세심하게 일치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탑승 중 리프트가 붕 떠버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발로 잡아가며 업무하기도 한다"며 "이번 일도 고의가 아니라 리프트가 붕 뜨는 현상을 막는 와중 발생한 우발적인 사고임이 명백한데 탓을 하고 싶거든 안정적이지 못한 장비 탓을 하든가 왜 현장에서 애쓰는 사람을 담그려 하나"라고 지적했다.

사회복무요원들의 근무 환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A씨는 "사회복무요원들은 아프거나 불편한 부분이 있어 사회복무요원이 된 사람들도 많지만 불만을 내색하지 않고 성실히 일한다"며 "철도역 특성상 정상적인 일근 근무가 어려워 밤낮을 바꿔가며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영부영 넘어가려는 모습은 그동안 박위 씨가 보여준 모습이 위선이 아니었는지 의심하게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자폐아 부모 일침 "누군가에게는 또 하나의 상처, 또 다른 차별"

유튜버 박위가 KTX 하차 중 발생한 낙상 사고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가 삭제하고 사과한 가운데, 자신을 철도 기관사라고 밝힌 누리꾼과 오랜 구독자까지 영상 공개 방식을 비판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박위 인스타그램


박위를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고 밝힌 사회복지학 전공자라고 소개한 구독자 댓글 또한 눈길을 끌고 있다.

구독자는 "실버 버튼 받으실 즘에 구독하고 재작년 유니세프 위라클 워크까지 아이들 끌고 참여한 위라클 팬이었던 사회복지학 전공 아줌마입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번 일은 많이 경솔하셨던 것 같아요. 그 영상 처음부터 끝까지 봤는데 저도 10살 남자 자폐 아이를 키우고 있거든요. 공익, 사회복무요원 중에도 저희 아이같이 지능이 높아 장애 등급을 받지 못하고 특수학급을 졸업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장애인들이 많이 복무하고 있다"라고 적었다.

이어 "그 친구가 평범한 복무요원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는 거예요. 10년 뒤면 아이를 군대에 보냅니다. 나라에서 장애인으로 인정은 못 받았지만, 특수학급에 다니고 소통도 잘 안되는 아이를 군대에 보내면 사회복무요원(공익)으로 보내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그 동영상이 또 하나의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차별입니다. 정말 경솔하셨다"라고 짚었다.

박위는 2014년 낙상사고로 전신마비 판정을 받은 뒤 유튜브 채널 '위라클'을 운영하며 장애 인식 개선 콘텐츠 등으로 활동해왔다. 2024년에는 그룹 시크릿 출신 가수 송지은과 결혼해 화제를 모았으며, 이번 사건으로 과거 결혼식 축사와 관련한 논란까지 다시 언급되는 등 부정적인 여론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휠체어 이용자의 안전한 이동 환경뿐 아니라 교통약자의 이동을 지원하는 현장 인력의 근무 여건과 사고 영상 공개 방식 등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