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고심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지율 40%선이 위협받는 국면에서 반전 카드로 특별감찰관(특감) 지명 카드를 빼들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뒤 반등한 사례는 탄핵 이후의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광우병 사태 이후의 이명박 전 대통령 두 차례뿐으로, 이마저도 특수한 국면에서 가능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청와대는 24일 대통령 배우자와 친·인척 등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는 특감 후보로 최길수 법무법인 에이프로 대표변호사를 지명했다. 특감은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의 비위를 감찰하는 차관급 공무원이다. 최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박근혜 정부 이후 약 10년 만에 특감 활동이 재개된다.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현안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민생과 경제 현장에서 이러한 노력과 변화가 체감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8~2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40.2%로 전주 대비 2.8%포인트(P) 하락했다. / 그래픽=뉴스1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8~2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40.2%로 전주 대비 2.8%포인트(P) 하락했다. 6주 연속 하락으로 취임 후 최저치다. 부정평가는 2.8%P 오른 56.9%로 4주 연속 오차범위 밖에서 긍정평가를 앞섰다.

하락세는 60대(46.3%·3.2%P 상승)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나타났다. 70대 이상에서 8.2%P 내린 40.5%로 낙폭이 가장 컸고 50대(48.3%)와 30대(25.9%)도 각각 4.7%P, 4.4%P 하락했다. 핵심 지지 기반인 전남광주·전북에서도 8.8%P 내린 64.7%를 기록했다.



세대별 이탈은 '나의 이익 침해'가 겹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2030과 40대는 부동산 세제 개편과 보완수사권 폐지를, 70대 이상은 한미 연합훈련 축소에 따른 안보 불안을 각각 자기 이익의 침해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시대]와의 통화에서 "40대는 이념적으로 굉장히 진보적인데도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건 이념 지향성이 아니라 '내 이익의 침해'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전화면접 조사에서 40%가 붕괴하면 진짜 위기"라며 "정책 반대자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대선 때 찍었던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강하다"고 말했다. 전화면접은 조사원이 직접 질문하는 방식으로 ARS(자동응답) 방식인 이번 리얼미터 조사와는 구분된다.

박 대표는 "부동산 정책이나 보완수사권 폐지 같은 것을 강행 처리한 게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며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에 빠지면 집권 지지층에서도 반대가 많다는 것이어서 정책을 추진할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레임덕의 징후는 세 가지인데 인사가 어려워지고 정책이 거부당하고 기밀이 자꾸 새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19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후보자 만찬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앞쪽부터 강훈식 비서실장, 송영길 후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 대통령, 한병도 원내대표, 정청래 후보, 홍익표 정무수석. / 사진=뉴시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직선제 대통령 9명 가운데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뒤 추세적으로 반등한 사례는 탄핵 이후의 노무현 전 대통령과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한 이명박 전 대통령 두 차례뿐"이라며 "모두 특수한 경우여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도 L자형으로 굳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반등의 조건으로 2030 여성의 복귀와 4050의 재결집 두 가지를 꼽았다.

지지율 하락이 일시적이란 반론도 있다.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 개별 정책에 대한 반발인 만큼 보완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통화에서 "민심이라는 게 물결 같다"며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고 조정기를 겪는 증시가 정리되면 50%대로 회복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2030은 전월세 대책 등 실수요자 정책에 반발한 것이어서 원인을 알고 보완하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고 했다.

두 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정수행 평가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 응답률은 3.2%다. 정당 지지도 조사는 지난 20~21일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