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협위원장 전원 재선출을 위한 당원 직선제 도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장 대표는 오는 26일 취임 1주년 행사에서 '당원 중심 정당'을 골자로 한 당 쇄신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지지층 결집과 2028년 총선 공천 영향력 확대를 넘어 2030년 대권 도전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에 대한 추가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오는 27일 최고위에서 관련 내용을 추가 논의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당협위원장 전면 재선출이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반대 의견과 대여 투쟁에 적극적인 인물이 당협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당권파의 주장이 맞서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직후 "일부 최고위원과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 다음 최고위에서 논의하기로 했다"며 "결론을 확정 짓지 않았다는 것이 장 대표와 기존 최고위원 다수가 견지하고 있던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가 후퇴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장 대표는 오는 26일 취임 1주년 행사에서 당 쇄신안도 발표할 계획이다. 쇄신안에는 당원이 원하는 방향으로 당을 운영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 쇄신안은 장 대표가 생각하는 당의 미래 방향성과 지향해야 할 정체성에 관한 내용"이라며 "이길 수 있는 야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언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복절인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진행된 참정권 수호 집회에 참석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시스


장 대표가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와 당 쇄신안을 추진하는 첫번째 목적은 지지층 결집이다.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는 특별한 사고가 없으면 관행적으로 임기가 연장돼 온 당협위원장을 일괄 사퇴시킨 뒤 당원 투표로 다시 선출하는 방식이다. 당원들의 당 운영 참여와 발언권을 확대해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원 중심 정당이 핵심인 쇄신안도 비슷한 효과를 낼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장 대표의 쇄신 행보는 2028년 총선 공천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원 투표로 당협위원장을 선출하면 장 대표와 뜻을 같이하는 인물이 당협위원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장 대표는 6·3 지방선거 이후 참정권 수호 집회가 열려온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을 반복해서 찾으며 강성 지지층과의 접촉을 넓혔다.



장 대표가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와 당 쇄신안을 통해 지지층 결집과 공천 영향력을 확대하고 2028년 총선에서 승리를 이끈다면 2030년 대선에서 정치적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유력 대권 주자들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장 대표가 차기 대권 경쟁에 뛰어들 정치적 공간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감사의정원에서 열린 에티오피아 강뉴합창단-서울시예술단 문화교류 공연 행사를 찾아 1심 선고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뉴스1


국민의힘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돼 온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에서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받았다. 형이 이대로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고 차기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다. 보수 진영 잠룡으로 평가받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초선·부산 북구갑)은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후 복당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박창환 시사평론가는 "장 대표의 쇄신 행보는 자신의 입지를 방어하기 위한 공격 전략"이라며 "역풍 가능성이 있지만 잘만 한다면 반대로 장 대표가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이 대권 경쟁에서 빠져나가고 한 의원 견제에 성공한 동시에 다음 전당대회에서 성과를 내면 장 대표에게 남은 건 대권 도전밖에 없다"며 "장 대표에게 확장성 한계가 있긴 하지만 대권 주자에 오르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