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030년 이후 약 300만㎡ 면적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용산공원(현 용산기지) 내 일부 부지에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공공분양·임대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에 반대해 온 오세훈 서울시장은 해당 부지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인근 캠프킴(용산동1가) 경리단길(이태원동) 한국은행 직원공동숙소(후암동) 등을 제안했다.
용산공원 공공택지 조성은 국유지를 활용한 방안으로 분양·임대 가격을 통제하고 청년 저소득층 등 공급 대상의 기준을 정하는 데 용이하다. 하지만 국가 땅의 사유화에 따르는 사회적 합의의 필요와 미군 기지의 특성상 양국 외교 문제, 토양오염 정화 비용 등이 걸림돌이다. 반대로 오 시장이 주장한 캠프킴 등은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의 연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주·보상 기간과 공사비·분담금 등 조합의 갈등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주에 따른 전월세 부족 문제는 최대 리스크다. 공공이냐 민간이냐 구조의 선택 문제다.
오 시장은 지난 20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용산공원 부지를 제외한 인근 부지들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교통 대책과 상하수도 등 도시기반시설의 설치를 검토하고 주택공급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캠프킴은 주한미군 용산기지 부지의 일부로 삼각지역 인근에 위치했다. 면적은 약 4만8000㎡이며 현재 반환이 완료된 미군 장교숙소(5만㎡)와 비슷한 규모다. 캠프킴은 용산공원 논란 이전부터 주거·상업 복합개발이나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주택공급 대상지로 거론돼 왔다.
경리단길과 한국은행 숙소의 경우 인근 주택가와 상업시설이 형성돼 있다. 한국은행 숙소는 약 4000㎡ 부지에 150가구 안팎의 공급이 가능해 규모가 작고 도로가 아닌 골목에 위치한다. 현재 동후암3구역 재개발에 포함돼 주변 부지와의 통합도 난관이다.
용산공원 부지에 주택공급을 추진하는 과정의 법적·행정적인 권한은 중앙정부인 국토부에 집중돼 있다. 용산공원 부지는 국가가 관리하는 국가공원으로 지정돼 관련 계획의 수립과 용도 변경 등 핵심 권한이 국토부 장관에게 있으며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명시됐다. 현재 용산공원은 공원 외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법으로 제한돼 정부·여당은 주택공급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당 주도 하에 법 개정이 이뤄지면 서울시의 동의가 법적 요건은 아닐 수 있다. 다만 지방정부는 인허가와 심의 권한을 가진다. 실제 건축 과정에서 서울시의 건축·경관 심의,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서울시가 사업에 반대할 수 있는 법적 거부권은 없지만, 도시계획 실행과 사업 추진을 위해 서울시의 행정 절차가 필수로 얽혀 있는 것이다.
아파트가 조성되기 위해서는 단지 내부뿐 아니라 주변 상하수도, 도로 등 기반시설도 연결돼야 한다. 이는 서울시와 관할 자치구인 용산구의 행정·재정적인 지원을 필요로 한다. 용산공원 계획을 수립·변경하는 경우 '서울시장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 절차도 규정되어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 시장이 제안한 대체 부지에 대해 용산공원의 보존 원칙을 지키면서 도심 주택공급을 늘릴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보면서도, 정부 구상안에 비해서는 공급 물량이 적은 점을 지적한다. 기존 시설을 이전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려 실효성은 더 낮다는 점도 지적된다.
정재훈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캠프킴과 후암동, 경리단길 등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서울 도심의 주택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가격 안정 효과도 일부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다만 한강변 일대 수용 규모를 감안할 때 단발성 개발보다 현재 추진되는 재개발·재건축과 연계해 광역 정비계획이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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