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접근성과 풍부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떡지순례부터 향토 오리탕, 컨템퍼러리 파인다이닝까지 다채로운 식문화를 자랑하는 광주 미식 명소 4곳을 소개한다. 사진은 깨비분식의 '팥죽'. /사진=다이어리알


늦여름에 접어들며 여름의 마지막 자락을 즐기려는 늦깎이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8월 말 9월 초 늦여름 여행지로 눈여겨볼 만한 곳이다. 광주는 KTX 등 접근성이 좋아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한 데다 남도 전역을 잇는 교통 허브로서 목포·순천·담양 등 인근 도시와 연계 동선을 짜기에도 유리하다.

최근에는 새로운 방문 이유가 더해졌다. 대전 성심당처럼 광주 향토 떡집 '창억떡'의 호박인절미를 사기 위한 일명 '떡지순례' 현상이 젊은 층 사이에서 확산하면서다. 유튜브 콘텐츠를 계기로 대기 줄이 길게 이어지며 필수 관광 코스로 자리 잡았다.



광주의 먹거리는 호박인절미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서해와 남해를 아우르는 지리적 여건 덕분에 농수산 식재료가 풍부하고, 각지의 식문화가 쌓여 도시 전체가 '맛의 도시'로 불려 왔다. 넉넉한 상차림의 백반 문화와 장류·젓갈·발효 방식으로 맛의 깊이를 내는 뿌리 깊은 습성이 특징이다. 시장통 노포부터 지역 고유의 조리법이 살아있는 향토 음식까지, 광주는 두터운 식문화의 층위를 갖춘 도시다.

깨비분식

깨비분식의 모밀콩물국수. /사진=다이어리알


광주송정역 인근 송정떡갈비 골목 뒤편에 자리한 '깨비분식'은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노포다. 분식을 주문해도 기본 반찬이 함께 제공돼 인근 주민과 직장인들의 식사 장소로 자리를 잡았다.

이곳의 메뉴 구성은 광주 특유의 식문화를 반영한다. 광주에서는 팥죽 국물에 칼국수 면을 만 것을 '팥죽'(팥칼국수)이라 부르고, 찹쌀 새알심이 든 죽은 '동지죽'으로 구분해 판매한다. 여름철 시그니처인 '메밀콩물국수'는 적당한 농도의 콩물 위에 콩가루와 각얼음만 얹어 본연의 고소함을 살리며 식탁 위에 설탕통이 놓인 전라도식 방식을 유지한다. 참기름 향이 짙은 김밥도 인기 메뉴다.

라인벡

라인벡은 남도의 장과 젓갈, 제철 식재료로 코스 요리를 선보인다. /사진=다이어리알


광주 수완지구에 위치한 '라인벡'은 미국 뉴욕의 라인벡 지역에서 착안한 상호처럼 '광주 안의 작은 미국'을 지향하는 컨템퍼러리 파인다이닝이다. 세계 3대 요리학교인 CIA 출신의 임정동·전은혜 셰프가 주방을 이끈다.

광주 출신인 임정동 셰프는 타지에서 경험을 쌓은 뒤 고향으로 돌아와 전통 발효 요소를 양식에 접목하고 있다. 남도의 장과 젓갈, 제철 식재료를 모티브로 한 코스 요리를 선보인다. 한식과 양식이 조화를 이루는 감각적인 플레이팅으로 호평받고 있다.

영미오리탕

영미오리탕의 대표 메뉴 오리탕. /사진=다이어리알


광주 북구 유동 '오리탕골목'의 원조 격 식당이다. 광주에서 오리 요리는 한정식, 송정떡갈비, 무등산보리밥, 광주김치와 더불어 광주 5미(五味)로 불린다.



대표 메뉴는 물론 오리탕이다. 들깨를 듬뿍 넣어 국물이 녹진한 것이 특징이다. 커다란 뚝배기에 조리된 오리와 미나리가 함께 나온다. 오리탕에 미나리를 데쳐 먹는 것으로 유명한데, 미나리의 향이 오리의 잡내를 잡고 별미 역할을 한다. 오리탕 외에 오리로스와 오리주물럭도 인기 메뉴로 꼽힌다.

연화식당

연화식당의 대표 메뉴 육전. /사진=다이어리알


광주 서구 치평동 운천저수지 인근에 자리한 전 요리 전문점이다. 광주에서 먹는 별미인 육전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 요리를 갖췄다. 맛깔스러운 전라도식 반찬과 부드러운 계란지짐에 부쳐낸 육전이 넉넉한 한상으로 나온다.

얇게 저민 한우 암소에 찹쌀가루와 계란물만 입혀 손님상 바로 옆에서 즉석으로 부쳐내는 방식을 고수한다. 육전을 쌈 채소와 묵은지에 함께 싸서 먹으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들기름에 버무린 묵은지의 고소한 향과 새콤한 맛이 육전과 잘 어우러진다. 묵은지는 콩가루에 찍어 먹는 방식도 함께 추천된다. 육전 외에도 새우전과 보리굴비 정식이 인기 메뉴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