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남해상의 대형수송함 마라도함에서 진행된 해군 자폭용 드론 해상운용 검증 전투실험에서 자폭용 드론이 목표물을 향해 발사되고 있다. 이 드론은 2㎞ 거리의 이동 목표물인 무인표적정에 접근하지 못하고 수 초 뒤 바다에 추락했다. /사진=뉴스1


해군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지난 25일 남해상의 마라도함에서 두 차례 실시한 국산 중형 자폭 드론의 해상 운용시험이 모두 실패하면서 관련 핵심기술 연구개발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2024년 시작돼 당초 다음 달 완료가 목표였던 사업이다. 앞서 30차례 가량의 육상시험에서는 정상적으로 운용됐지만, 이날 해상시험에서는 첫 번째 드론이 발사 약 2초 뒤, 두 번째 드론은 약 4초 뒤 바다에 추락했다. 2㎞ 떨어진 이동 표적인 무인표적정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군 당국의 제안으로 언론에 공개한 시험이 두 차례 모두 실패한 것은 이례적이다. ADD 관계자는 "해상 환경에서 기체와 발사대의 정렬 불량이 원인일 수 있다"며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자폭 드론은 앞으로 포탄·탄약처럼 대량 생산·비축하고 훈련에도 다량 투입해 운용 경험을 쌓아야 할 현대전의 핵심 무기체계다. 더구나 북한은 러시아 파병을 계기로 현지에서 드론 생산·운용 기술은 물론 인공지능(AI) 기반 표적 식별과 자율 의사결정 알고리즘, 상대 드론에 대한 신호 차단·기만·포획·요격 기술 등 다양한 실전 경험을 확보하고 있다. 러시아가 전쟁을 통해 축적한 살상·파괴 기술이 북한으로 유입된다면 머지않아 우리 안보를 직접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동 분쟁에서 보듯 드론을 비롯한 무인전투체계는 이미 전장의 중심부를 차지하며 각종 재래식 무기체계를 주변부로 밀어내고 있다. 지난 24일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각지에서 열린 독립 35주년 기념행사에서 로봇 병사와 정찰·공격·요격 드론, 무인 고속정이 인간 군인을 대신해 등장한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우리도 이제 무인 전력을 중심에 놓고 국방과 방위산업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관련 기술 개발에서 속도와 완성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예산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정책적 관심도 높여야 한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저가 드론의 대량 운용이 현대전의 새로운 교리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상용 부품을 활용한 저가 드론을 수천∼수만 대 투입해 값비싼 적 방공망을 소진시키고 고가 장비를 비대칭적으로 무력화하는 전술이다. 물류망과 산업시설, 도시 기반시설을 체계적으로 파괴해 상대의 전쟁 수행 능력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 재래식 군사력과 경제력의 열세를 저가 드론으로 뒤집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개발 중인 자폭 드론의 대당 가격이 외형과 운용 방식이 유사한 이란의 '샤헤드-136'(약 3000만 원)이나 미국의 '루카스'(약 5000만 원)보다 훨씬 비싼 8억 원가량이라는 점은 우려스럽다. 개발 단계의 시제품 가격과 양산 단가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해도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 양산을 전제로 원가 절감 가능성을 철저히 따지고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핵심 기술과 국산 부품을 확보해 값싼 드론을 대량 생산·비축하는 일은 국가 생존과 직결된 과제다. 이는 국내 민간 드론업체의 기술력과 생산 기반을 키우는 선순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