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엠케이전자 홈페이지 캡처


반도체 패키징 소재 기업 엠케이전자가 업황 호재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에도 주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가격 담합 사건, 대주주의 높은 주식담보 비중, 자회사 위험 노출액 등 비반도체 사업 관련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됐기 때문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3일 엠케이전자 법인과 전·현직 대표이사 등 임직원 5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엠케이전자가 경쟁사들과 본딩와이어와 솔더볼의 가격과 거래조건 등을 담합한 것으로 보며 담합 혐의 관련 매출은 본딩와이어 3069억원, 솔더볼 407억원 등 총 3476억원이다. 본딩와이어 관련 혐의 기간은 2020년 4월부터 2025년 12월까지다.



향후 담합 혐의가 확정되면 제품 가격과 가공마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증권사들이 제시한 실적 전망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거래처가 가격 등 계약조건을 다시 조정하거나 손해배상 청구에 나설 경우 추가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 8월5일 보고서에서 올해 연결 매출이 2조328억원, 영업이익은 1250억원으로 전망했다. 2027년에도 반도체 사업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사법 리스크 충격을 흡수할 회사의 현금 창출력은 넉넉하지 않다. 엠케이전자는 별도 기준 원재료 매입액의 99.1%(올해 상반기 7178억원)가 금으로 구성돼 있어 국제 금 시세에 따라 매출 외형만 커질 뿐 실질 별도 영업이익률은 3%대에 그친다. 별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4년(-147억원)과 2025년(-238억원) 2년 연속 적자를 냈고 연결 유동비율은 99.2% 수준이다. 과징금이나 배상 부담이 현실화될 경우 자체 영업현금 대신 외부 조달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 대주주의 과도한 주식담보대출(주담대) 의존도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오션비홀딩스 및 차정훈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781만8045주(지분율 33.43%)다. 이 가운데 75.76%에 달하는 592만2914주(발행주식 총수의 25.33%)가 금융기관에 대출 담보로 제공(질권 설정)됐다.



담보로 잡히지 않은 대주주의 실질 방어 지분은 8.10% 수준이다. 이 상황에서 금융권의 강제 처분(반대매매)이 이뤄질 경우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담보 유지 조건과 계약에 따라 위험 수준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주가가 오르더라도 대주주 입장에서는 사법 리스크와 시장 이목 탓에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엠케이전자가 한국토지신탁(한토신)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는 점도 가치평가에 약점으로 지목된다. 반도체 사업의 성장성과 별개로 한토신의 신탁계정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위험 노출 정도가 연결 실적과 재무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NH투자증권은 반도체 사업 실적만 놓고 보면 낮은 밸류에이션(PER 5배 안팎)이 적용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시장은 비반도체 부실 위험을 함께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 추가 유통될 수 있는 오버행 물량도 있다. 엠케이전자는 2025년 제16회 교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자기주식 116만2805주를 교환대상으로 활용했다. 자기주식이 교환될 경우 기존 자사주가 시장에 유통될 수 있는 구조다. 제16회 EB의 매도청구권은 2026년 9월10일부터 행사할 수 있다. 엠케이전자 이날 주가는 전장보다 4.53% 하락한 1만3920원에 거래를 마쳤다. 52주 최고가 3만7000원 대비로는 62.4% 떨어졌다.

한편 엠케이전자는 사법 리스크와 오버행 우려, 한토신 PF 우발채무 해소 방안 및 자사주 처리 계획에 대한 질의에 회신하지 않았다.

엠케이전자는 지난 14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주주 및 고객사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분들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이번 기소와 관련해 향후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하여 관련 사실관계와 회사의 입장을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안과 별개로 고객사에 대한 안정적인 제품 공급과 주요 사업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내부 준법경영 체계와 공정거래 관리·감독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재발 방지 노력을 지속하고 경영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