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비서실장이 30일 청와대에서 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단행한 개각은 국정 쇄신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본소득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을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에 참여시킨 사실상의 '소(小)연정' 성격으로 풀이된다. 지난 25일 여당 신임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우리가 왼쪽을 너무 안 챙겼다"고 말한 뒤 나온 인선이다.

이날 청와대가 발표한 6개 부처와 청와대 참모진 명단에는 범여권 정치인들이 이름을 올렸다. 우선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대통령 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에 내정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용 후보자는 지난 2020년 기본소득당을 창당한 뒤 같은 해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됐다.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된다면 첫 '90년대생 장관'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현장감 있는 참신한 시각과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세대 간, 성별 간 갈등을 넘어 청년 세대와 함께 모두의 성평등으로 나아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AI수석에 발탁된 이 의원은 2007년부터 2022년까지 구글에서 일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지난 2024년 창당을 준비하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제안을 받아 조국혁신당 여성 영입인재 1호로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강 비서실장은 조 신임 수석에 대해 "구글 엔지니어 출신 차세대 정치인으로, AI산업의 범부처 역량을 하나로 결집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대표적 '친노·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을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에 위촉한 것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증폭된 여당 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카드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풍부한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와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국정으로 연결하면서 국민 통합 및 안정적 국정 운영의 가교 구실을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25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와 가진 만찬에서 "우리가 (그동안) 왼쪽을 너무 안 챙겼다"며 "진보 진영도 함께 품고 가야 한다"고 한 바 있다. 그러면서 진영 내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이뤄내 국정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에서는 소장파 인사로 분류되는 이소영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깜짝 내정됐다. 이 의원은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등 민주당의 입법에 여러 '쓴소리'를 해왔다. 지난달 보완수사권 폐지(형사소송법 개정안) 때도 기권표를 던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23년 민주당 대표 시절 유튜브 방송에서 이 의원에게 "하실 말씀을 다 하시지 않느냐"고 한 바 있다.

이번 개각이 이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갤럽이 2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25~27일 만 18세 이상 1100명 대상 조사,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전주 대비 3%포인트 내린 42%를 기록했다. '국정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이번 평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50%를 넘겼다.

재정·부동산 정책은 변화보다 연속성에 초점을 뒀다.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으로는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이, 국토부 장관으로는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이 각각 지명됐다. 정책 기조의 연속성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편 국방부 장관에는 4성 장군 출신인 강신철 주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가 지명됐다. 이에 대해 방위병 복무기록을 둘러싼 병역 논란과 탈영 의혹 등 잡음이 이어져온 안규백 현 장관에 대한 경질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