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홍수가 터진 네팔에서 기적적인 구조 소식과 홍수가 터지기 전 학생 900명을 대피시킨 교장 등 여러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고양이 소리인 줄 알았는데…5세 여아 기적적으로 구조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홍수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혀 있던 5세 소녀가 약 60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8일 네팔 라수와 지역 샤브루베시 인근에서 5세 여아 마니샤 마가르는 잔해 속에서 구조됐다. 네팔 무장경찰대는 마니샤가 약 60시간 동안 잔해에 갇혔었다고 밝혔다.
홍수 피해 지역에서 생존자를 찾던 구조대원들은 잔해 아래에서 희미한 소리를 들었다. 구조대원은 "처음엔 고양이가 잔해에 갇힌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네팔 무장경찰대 소속 경찰관 산주 카트리는 구조대가 소리가 나는 곳을 찾기 위해 잔해를 치우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잔해 아래에 갇혀 있던 마니샤를 발견했다.
구조 작업에는 약 2시간이 걸렸다. 구조대가 마니샤를 잔해 밖으로 꺼냈을 때 마니샤는 살아 있었지만 거의 반응하지 못했다. 구조대는 마니샤를 곧바로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헬리콥터를 요청했지만 당시 날씨가 좋지 않아 헬기 이송이 어려웠다. 결국 구조대는 마니샤를 인근 구조 캠프로 옮겼다.
구조 캠프에서 물을 마신 마니샤는 잠시 후 의식을 되찾았다. 구조대는 마니샤의 회복을 돕기 위해 삶은 쌀을 우린 물을 먹였다. 마니샤는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지만 지난 29일 오후 헬리콥터를 타고 카트만두 티칭병원 소아응급실로 이송됐다. 병원에서는 마니샤는 부모와 재회했다. 티칭병원 관계자는 마니샤 상태에 대해 "안정적인 상태"라며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수 덮치기 전 학생 900명 대피시킨 교장
지난 30일 영국 매체 가디언과 BBC에 따르면 라젠드라 다와디 누와코트 트리부반 트리슐리 중등학교 교장은 대홍수가 발생했던 26일 재난에 대한 경고 전화를 4통 받은 후 수업을 중단하고 전교생을 고지대로 대피시켰다.
다와디 교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더는 지체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설령 홍수가 닥치지 않더라도 고작 하루 수업을 못 하는 문제일 뿐이었다"고 말했다. 다와디 교장은 전교생을 대피시키는 과정에서 강에서 약 100m 떨어진 기숙사 건물이 거센 홍수에 집어삼켜지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10분만 늦게 결정했더라면 학생들과 나는 오늘 당신과 얘기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와디 교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더는 지체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설령 홍수가 닥치지 않더라도 고작 하루 수업을 못 하는 문제일 뿐이었다"고 말했다. 다와디 교장은 전교생을 대피시키는 과정에서 강에서 약 100m 떨어진 기숙사 건물이 거센 홍수에 집어삼켜지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10분만 늦게 결정했더라면 학생들과 나는 오늘 당신과 얘기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학교 학생인 유니샤 아마트야(16)는 진흙투성이가 된 길을 따라 위쪽으로 달려갔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나와 내 친구들은 불과 10초 차이로 살아남았다"며 "순식간에 시장이 내 눈앞에서 휩쓸려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밖에 홍수 피해가 가장 컸던 다딩 지역에 있던 한 학교는 학생들이 점심시간을 맞아 교실을 나선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물이 쏟아지기 직전 교사들이 교실에서 대피하라고 알려줘 무사히 탈출했다.
감당 불가 수준…네팔 정부, 신원미상 시신 집단매장

기적적인 소식 이면에는 대홍수로 사망한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지고 있다. 네팔 정부는 사망자 시신을 보관할 영안실이 부족해 집단 매장을 시작했다. 지난 30일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네팔 지방 정부는 대홍수가 처음 발생한 지점에서 수십 킬로미터 하류에 있는 치트완 강둑에 시신이 떠밀려오자 감당 불가능한 상황에 닥쳤다. 이에 바라트푸르에 있는 정부 청사를 임시 영안실로 사용하고 있다.
바라트푸르는 재해 지점에서 160km 이상 떨어진 하류 도시로 치트완 영안실은 시신 약 30구만 보관할 수 있다. 바라트푸르 정부 청사엔 에어컨이 단 한 대밖에 없어 지방 정부는 드라이아이스를 확보했고 시신 사진을 찍어 유족이 실종된 가족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바라트푸르 임시 영안실엔 270구의 유해가 안치됐다. 발견된 시신은 오랫동안 물속에 있었고 장마철 무더위까지 겹쳐 보존과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었다. 겨우 10구 정도만 신원만 확인돼 유족에게 인계됐다.
임시 영안실에서 일하고 있는 교통경찰 아닐 타파는 "매일 시신 15구에서 20구가 새로 발견되고 있다"며 "몇 달은 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시신은 집단 매장을 위해 숲으로 옮겨지고 있다. 지방 정부는 사진 촬영과 시신에서 발견된 특징적인 표식이나 옷가지 기록, DNA 샘플 채취를 거쳐 매장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만 100구가 매장됐다.
네팔 재난관리청(NDRRMA)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사망자는 781명, 실종자는 2502명이라고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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