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6일(이하 현지시각) 발생한 네팔·티베트 대홍수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조 증상이 이미 있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조기경보 시스템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홍수 예고한 징후들…과학 전문가 "조기경보 시스템 필요"
지난 1일 미국 매체 CNN에 따르면 산악 환경 위험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는 과학 컨소시엄 '하이리스크'는 지난달 28일 초기 조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사고 전 몇 가지 징후가 있었다"고 밝혔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지난달 24일 빙하에서 녹은 물이 눈에 띄게 갈색으로 변했고 주변 기반암 경사면에는 균열이 확산됐다. 붕괴 직전에는 빙하 내부 물 흐름 속도도 빨라졌다. 최근 히말라야 지역에서 여러 중국 빙하호를 중심으로 조기 경보 시스템이 구축됐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지난달 24일 빙하에서 녹은 물이 눈에 띄게 갈색으로 변했고 주변 기반암 경사면에는 균열이 확산됐다. 붕괴 직전에는 빙하 내부 물 흐름 속도도 빨라졌다. 최근 히말라야 지역에서 여러 중국 빙하호를 중심으로 조기 경보 시스템이 구축됐다.
하지만 빙하 관련 재해에 대비한 실질적인 운영 시스템은 마련되지 않았다. 빙하 붕괴가 시작된 후 산사태 속도가 빨라 기존 시스템으로는 국경 검문소 등 인근 지역이 대피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을 수 있다. 하류 지역에 10분 이상 경고할 수 있는 종합적인 조기 경보 시스템이 있었다면 인명 피해가 크게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홍수를 두고 빙하 붕괴 변화를 감지하기 위한 모니터링 프로그램과 국가 간 협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오스틴 로드 스팀슨센터 에너지·물·지속가능성 프로그램 선임 연구원은 "이 사고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었다"며 "사각지대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감지하기가 극히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이어 "네팔과 중국은 국경을 초월한 위험에 대해 더 자주 소통하고 정보 공유와 공동 분석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빙하 붕괴가 재해로 변한 이유

2일 일본 매체 요미우리신문은 네팔환경학회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예비 보고서를 인용해 네팔 북부 해발 약 5200m에서 빙하 붕괴가 26일 오전 8시37분쯤부터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빙하·암석 덩어리는 1200m 아래로 떨어졌다. 이때 규모 5.2에 달하는 지진과 비슷한 에너지가 주변에 방출됐고 빙하·암석 덩어리는 주변 물과 잔해 등과 뒤섞여 대규모 토석류로 변했다.
토석류는 해발 약 2930m 지점 렌데강으로 유입됐으며 시속 167㎞에 달하는 빠른 속도로 약 22㎞ 떨어진 라수와가디를 덮쳤다. 토석류가 네팔과 중국 국경 검문소를 덮친 시간은 단 8여 분이었다.
눈과 빙하 등으로 인한 재해에 정통한 가와시마 가쓰히사 일본 니가타 대학 교수는 무너진 암반 위에 빙하가 있었다며 "일본에서 발생하는 토석류보다 5~10배 빠른 속도다. 차원이 다른 규모"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재해는 과거부터 경고된 문제다. 유엔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패널(IPCC)'은 2019년 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로 고산지대 빙하 등이 녹으면서 대규모 눈사태와 홍수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보고서에 참여한 에노모토 히로유키 일본 국립극지연구소 특임교수는 "보고서가 재현한 듯 재해가 발생했다"며 "앞으로도 전 세계 설빙권에서 토사재해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네팔, 대홍수 이후 국토 지형까지 바뀌어

대홍수 사태 이후 네팔과 인접한 중국 티베트 일대 주요 하천 유역 두 곳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지형이 변형됐다. 미국 매체 CBS뉴스는 지난달 27일 네팔이 대홍수 사태로 하천 유역 폭이 수십 미터 넓어지고 지형 자체가 폐허로 바뀌었다며 트레킹 코스 손실, 관광 산업 막대한 차질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스와 가디언은 지난달 27일 네팔과 중국 접경 지역 주요 수력발전소와 댐 인프라가 대거 파괴·마비되었다며 네팔 국가 경제 핵심 동력인 전력 생산 역량을 수년 이상 후퇴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재해 피해 수습에 필요한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네팔 당국은 재건 비용만 네팔 국내총생산(GDP·약 450억달러, 61조6815억원)의 10%를 웃도는 최대 50억달러(약 6조8750억원)로 추정했다. 문제는 미국을 포함한 여러 선진국이 대외 원조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는 것이다. 마두 마라시니 전 네팔 재무부 차관은 "재정 지원 측면에서 현재 국제 정세는 2015년 당시와는 완전히 다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요 국경 도로망 손실로 인해 중국산 물자 수입이 단절되면서 수도 카트만두를 포함해 네팔 주요 도시 식량 가격과 물가가 급등(인플레이션)할 우려가 제기됐다. 비제이 칸트 카르나 사회혁신외교정책센터(CESIF) 이사장은 "홍수 여파로 대형 트럭과 컨테이너가 이 도로들을 지나다닐 수 없는 상태"라며 주요 채소 공급로 차단에 따른 수도 카트만두 식량난 가능성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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