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구가 학용품을 넘어 취향을 표현하는 상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무신사가 운영하는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가 문구 카테고리 확장에 나섰다. 국내 브랜드를 발굴해온 역량에 일본 현지 브랜드 소싱을 더해 해외 문구를 국내 고객에게 선보이는 방식이다. 첫 파트너로 일본 생활잡화 전문점 로프트(LOFT)를 택했다.
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문을 연 '페이지 투 페이지스'(Page to Pages) 팝업스토어에는 한국과 일본 문구·라이프스타일 브랜드 39곳이 참여했다. 1층에는 로프트가 선별한 일본 브랜드 29곳, 2층에는 29CM가 큐레이션한 국내 브랜드 10곳을 배치했다. 일본 브랜드 중 14곳은 국내 공식 유통망이 없어 해외 직구나 일본 현지에서 구매해야 했다.
현장에는 20~40대 여성부터 젊은 남성까지 다양한 고객이 찾았다. 서울 관악구에서 친구들과 방문한 20대 대학생들은 일본 여행에서 구매했던 문구 브랜드를 성수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을 반겼다. 이들은 "29CM는 감도가 높고 힙한 제품을 잘 보여준다"며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디자인과 제품이 많아 좋다"고 말했다.
팝업은 제품을 고르고 과정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호보니치는 기록 습관에 따라 다이어리 크기와 내지를 선택할 수 있고, 하이나인 노트는 표지·내지·제본 방식 등을 고를 수 있다. 종이와 장식 오브제를 조합해 책갈피를 만드는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문구를 필요한 물건이 아닌 자신의 취향에 맞춰 조합하는 상품으로 제안한 것이다.
29CM가 문구에 주목한 것은 이 같은 소비 변화 때문이다. 올해 1~8월 문구·사무용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 이상 증가했다. 다이어리·플래너 거래액은 63% 이상,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와 독서 문화 확산에 따라 스티커·테이프 거래액은 각각 45%, 10% 이상 늘었다. 책갈피·북커버 등 북 액세서리 거래액 역시 30% 이상 늘었다.
오프라인 판매는 증가세다.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이구홈' 성수 1호점의 올해 1~8월 문구 상품 판매량은 누적 10만개를 넘어섰다. 지난해 4월 열린 문구 페어에는 닷새간 2만5000명이 방문했다. 이번 팝업은 지난달 18일 입장권 판매를 시작한 뒤 3일 만에 매진됐다.
고쿠요 제품을 국내에 유통하는 이재석 DS리테일 대표는 문구 시장의 소비층이 학생에서 성인으로 넓어지고 있다고 봤다. 이 대표는 "예전에는 문구가 학교에서 쓰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연령층이 좋아하는 쪽으로 발전했다"며 "획일화된 문구에서 벗어나 본인만의 취향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29CM와 로프트의 협업은 문구 소비 변화에 맞춰 양사의 강점을 결합한 첫 시도다. 29CM는 국내에서 쌓은 큐레이션 역량을 활용하고 로프트는 일본 현지에서 발굴한 브랜드를 공급한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브랜드를 소개하면서 고객 반응과 구매 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
29CM는 이번 팝업을 해외 브랜드 소싱의 첫 단계로 보고 있다. 문구를 시작으로 패션·라이프스타일 분야까지 해외 브랜드 발굴 범위를 넓히고 국내 브랜드 큐레이션과 결합한다는 전략이다. 29CM 관계자는 "국가와 카테고리의 경계를 넓혀 29CM만의 차별화된 셀렉션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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