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보티즈가 액추에이터를 앞세워 실적 개선을 이뤘지만 자율주행로봇 신사업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시장 확대로 주력 사업의 성장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신사업 투자를 이어가는 데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본업 설비 투자까지 병행해야 하는 만큼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로보티즈는 1999년 설립된 로봇 전문기업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를 자체 개발·생산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미국 테슬라·구글과 중국 유니트리 등 글로벌 기업에 관련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액추에이터 700여개를 납품했다.
올해 2분기 로보티즈 매출은 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722.9% 뛰었다. 전체 매출의 약 98%를 차지하는 액추에이터 공급이 북미와 중국 등을 중심으로 확대된 영향이다. 상반기 액추에이터 매출은 2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7% 증가했다.
휴머노이드 시장 확대에 따라 액추에이터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로보티즈 2대 주주인 LG전자가 엔비디아 플랫폼 기반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어 관련 생태계에 로보티즈가 합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의 중국산 로봇 규제 강화 움직임 등 대외 환경 역시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본업의 성장세와 달리 자율주행로봇 신사업은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로보티즈는 지난해 6월 자율주행로봇 사업을 물적분할해 '로보티즈AI'를 설립했다. 개발 비용 부담으로 적자가 지속되자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로보티즈AI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 70억785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손실도 31억7037만원으로 분사 이후 적자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사업 연속성 확보를 위해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보유 지분 2.5%를 처분해 마련하는 약 887억원 가운데 일부를 로보티즈AI에 투입할 계획이다.
액추에이터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규제 완화와 AI 데이터 수집 등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해 투자 기간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자율주행로봇은 현재 인도에서만 주행할 수 있어 고려해야 할 변수가 훨씬 많다"며 "실외 서비스 로봇 '개미'를 통한 수익화는 이뤄지고 있지만 월 80만원 수준의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어 매출 규모는 아직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사업 확대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액추에이터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분야로 사업을 넓히기보다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로보티즈는 600억원을 들여 우즈베키스탄에 연간 500만개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으로 향후 추가 증설까지 추진할 경우 자금 조달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로보티즈AI는 로보티즈와 사업 방향이 다르다"며 "각자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분사한 것으로 로보티즈AI의 흑자 전환은 향후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변수가 많아 정확한 시점을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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