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수목적 배터리 제조사 비츠로셀이 견고한 본업을 바탕으로 방위산업과 AI데이터센터 트렌드에 힘입어 최대 실적에 도전한다. 비츠로셀은 프랑스 사프트(Saft), 이스라엘 타디란(Tadiran)과 함께 세계 3대 리튬1차전지 제조사다. 스마트그리드(AMI) 전원 분야에서는 글로벌 점유율 1위다.
경영실적은 꾸준히 상승세다. 연결 기준 2021년 매출은 1132억원, 영업이익 174억원이었는데 2025년 매출 2431억원, 영업이익 693억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8.5%였다. 올해 상반기는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44억원과 390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률 27%을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비츠로셀 매출이 3100억~3200억원, 영업이익 900억~980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최대 30.5%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무건전성도 뛰어나다. 2026년 상반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자산이 1664억원, 장기금융상품을 포함한 가용 금융자산은 2022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9%다. 공장의 자동화율을 높인 데다 리튬 원자재 가격이 떨어진 상황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비츠로셀의 이 같은 성장세는 스마트그리드용 보빈(Bobbin) 전지가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뒷받침한 덕분이다. 수도·가스·전기 검침 인프라에 주로 쓰이는 이 제품은 10~15년가량 교체 없이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
또 다른 축은 방산용 제품이다. 포탄 전자신관용 앰플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유도무기(미사일)용 열전지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산한다. 주요 고객사로는 한화, LIG D&A 등 K방산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튀르키예 방산기업 로켓산(Roketsan)의 공급 확대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2027년 7월까지 관계사 비츠로밀텍 공장의 열전지 생산능력을 키운다. 미국 국방부로부터는 자폭드론용 Li/CFx 배터리 공급 논의에 따라 당진 공장에 전용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북미 오일·가스 시추(고온전지)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한 것도 실적 상승을 거들었다. 셰일층 시추 난이도가 높아져 수평 시추 길이가 길어져 열전지 소모량이 늘었다. 올해 3월 북미 경쟁사 화재로 배터리 공급 공백이 발생한 것도 호재다.
차세대 먹거리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솔루션이다. AI 추론 연산이 급증할 때 데이터센터 전력망에 순간적인 과부하(펄스 부하)가 걸리게 된다. 비츠로셀은 이 같은 상황을 방어하는 리튬이온커패시터(LIC)와 하이브리드 슈퍼커패시터(VHC)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대만 델타전자(Delta)와 제품 검증(PoC)을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 본계약 체결이 목표다. 계약이 성사되면 미국 빅테크 데이터센터 공급망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처럼 늘어나는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BoT(Battery of Everything) 센터'를 열고 2031년까지 총 1220억원을 순차 투입, 증설할 계획이다.
리스크 요인도 있다. 프랑스와 미국 법원에서 계류 중인 주요 고객사 아이트론(Itron)과의 전지 규격 관련 손해배상 소송은 지켜봐야 할 변수다.
한편 지난 8월31일 배터리 보관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9월2일부터 다시 정상 조업을 시작했다. 2017년 화재 이후 건물 간 10m 이상 이격과 철근 콘크리트 격벽 설계 등으로 생산설비 피해를 막은 덕분이다. 증권가에서는 보관창고 화재에 따른 일부 재고 손실이 3~4분기 반영될 수 있지만 화재보험을 통해 상당 부분 보전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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