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제03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6.09.07/사진=뉴시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헌 추진 방침을 밝히고 민생정책을 위한 여야 협력을 제안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권력분산형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대표는 7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의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8·17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지 3주 만에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섰다.



김 대표는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개혁과 관련해서는 "진보 개혁 정당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교섭단체 정수 조정 논의도 본격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전두환, 노태우를 단죄하고,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도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가 6일(현지시간) 공개한 서면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책임을 강화하고 권력을 보다 균형 있게 배분하기 위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수많은 희생을 치러 쟁취한 민주주의가 다시는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여야 의원들에게 본회의장 의석을 섞어 앉자는 협치 제안도 내놨다. 그는 "거창한 정치개혁 말고, 소박하게 본회의 자리부터 섞어 앉자"며 "당별로 말고 가나다순으로 앉으면 어떻느냐"고 제안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제03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악수를 청하자 깜짝 놀라고 있다. 2026.09.07/사진=뉴시스


김 대표는 정기국회 입법 과제로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지방 투자를 지원하는 메가특구특별법 제정을 앞세웠다. 그는 "정기국회 최우선 입법으로 메가특구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인력의 지방 이전과 관련해서는 "중앙정부·지방정부·국회·지방의회·대학 및 시민사회·기업·노동계 등이 두루 참여하는 민주적인 8자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재원 관련해서는 AI 반도체 추가 세수를 활용하는 미래대응기금을 성장·청년·지방·인재 양성 등에 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야가 의논하고, 국민이 동의하면, 미래대응기금의 사용 목표를 적절히 조정하자"고 제안했다. 주거정책에서는 "주택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주거 뉴딜의 점진적 추진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3기 신도시를 2030년까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전례 없는 속도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경찰개혁과 관련, "제 식구 감싸기, 사건 암장, 무단 종결, 증거 은닉과 조작을 뿌리 뽑겠다"며 외부 감사 확대와 피해자에 대한 설명 책임 강화 등을 제시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만에 하나 북핵의 '선 동결 후 해결' 방식이 채택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대한민국은 독자적 안보 역량을 미리 강화해둬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연설을 마친 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김 대표의 협치 제안은 지난해 정청래 전 대표의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벌어진 여야 충돌과 대비됐다. 지난해 9월 정 전 대표가 내란 청산을 강조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고성으로 항의했다. 연설 시작 약 14분 뒤부터는 장동혁 대표 등 일부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