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신재민 편집위원


KB금융지주(KB금융) 차기 회장 자리를 둘러싼 3파전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안정적인 실적과 경영 연속성을 앞세운 양종희 현 회장이 연임에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 출신인 이재근 KB금융 부문장과 외부 출신인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이 나란히 최종 후보에 올라 있다. 국내 '리딩금융'인 KB금융의 향후 3년을 이끌 차기 수장에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11일 양종희 현 회장과 이재근 KB금융 부문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뒤 최종 후보자 한 명을 결정한다. 양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이번 차기 회장 레이스의 최대 관심사는 양 회장의 연임 여부다. 금융권에서는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현 체제가 한 차례 더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임기 동안 실적과 자본건전성, 주주환원 등 핵심 경영지표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냈고, 경영 전반에서도 별다른 잡음 없이 안정적인 행보를 이어왔다는 평가다.

양 회장의 강점으로는 성과와 경영 연속성이 꼽힌다. 취임 이후 KB금융은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실어왔다. 동시에 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주주환원을 확대해 성장과 건전성의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3조88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보다 13.1% 성장했다. 상반기 총영업이익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고, 비은행 계열사의 그룹 내 이익 기여도도 44%까지 확대됐다. 특히 증권의 순이익 기여도가 21% 수준으로 높아지며 비은행 부문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자본건전성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6월 말 기준 그룹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3.74%, BIS 자기자본비율은 15.91%를 기록했다. KB금융은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올해 연간 총 주주환원 규모는 3조7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그룹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생산적금융 확대와 비은행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 확대 등 중장기 과제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그룹 전략을 이끌어온 양 회장이 경영 연속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내부 승계 이재근·외부 변화 권광석…막판 변수는

오는 11일 최종 면접에서는 세 후보가 KB금융의 향후 3년을 어떻게 그려내느냐가 핵심 평가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적금융 확대라는 정책적 요구에 대응하면서 비은행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지, 글로벌 사업을 어떤 방향으로 확장할지, 높은 자본건전성과 주주환원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을지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 부문장과 권 전 행장도 각각 내부 승계와 외부 인사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고 있다. 양 회장과는 다른 경력과 강점을 바탕으로 차기 리더십의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부문장은 KB금융 내부 사정에 밝은 대표적인 내부 후보로 꼽힌다. KB국민은행장을 지낸 데다 현재 지주 부문장을 맡고 있어 은행과 그룹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영업과 재무 분야에서 쌓은 경험도 강점이다. 현 전략의 큰 틀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리더십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 회장과 차별화된다.

KB금융이 오랜 기간 내부 승계 체계를 다져왔다는 점도 이 부문장에게 유리한 요소다. 회추위가 경영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리더십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 전 행장은 세 후보 중 유일한 외부 인사다. 우리은행장을 지낸 데 이어 투자은행(IB)과 사모펀드(PE) 등 다양한 금융업 영역을 경험했다. KB금융 내부 출신인 두 후보와 달리 외부의 시각과 경험을 그룹 경영에 접목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회추위가 현 경영체제의 연속성보다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나 조직 변화에 더 높은 점수를 줄 경우 권 전 행장이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외부 금융그룹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KB금융의 향후 성장전략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