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찾은 기아 오토랜드 화성 내 이보 플랜트 이스트. 공장에 들어서자 노란색 로봇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차체를 조립하고 있었다. 빠르게 패널을 옮기다가도 정밀 작업이 필요한 순간에는 속도를 늦춰 섬세하게 움직였다.
오토랜드 관계자는 "PBV(목적기반차량)는 트림별로 사양이 다양해 각각의 조건에 맞춰 생산해야 한다"며 "장인이 수작업을 하듯 로봇도 섬세하게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 화성 이보 플랜트는 PBV 전용 생산 공장이다. 다차종 유연 생산 시스템과 최적화된 자동화 시스템, 데이터 기반 차세대 품질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목적과 사용 환경에 따라 세분화되는 PBV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이보 플랜트는 현재 PV5를 양산하는 이스트 플랜트와 향후 대형 전동화 PBV인 PV7·PV9 생산을 담당할 웨스트 플랜트로 구성된다. 두 공장을 합쳐 연간 20만대의 PBV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차체 공장이다. 패널을 결합해 자동차의 뼈대를 만드는 곳으로 제원이 서로 다른 PV5 파생 모델에 대응하기 위해 유연한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차체의 주요 골격과 외관을 단계별로 조립하는 '4-벅(Buck) 순차 조립 공법'이 대표적이다. 기존 하나의 주요 공정에서 이뤄지던 차체 조립을 인너벅(Inner Buck)·레일벅(Rail Buck)·아우터벅(Outer Buck)·루프벅(Roof Buck) 등 4개 공정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완성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제원과 사양이 제각각인 PBV를 한 생산라인에서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부위별로 최적의 용접 조건을 적용해 차체 강성과 내구성도 높였다.

차체 결합의 완성도를 높이는 용접 기술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스트 플랜트는 차체 구조상 일반적인 용접건이 닿기 어려운 폐구간에 패널 접촉식 레이저 용접 기술인 L.S.S(Laser Seam Stepper)를 적용했다.
기존 비접촉식 레이저 용접과 달리 차체 한쪽 면에서 레이저를 조사해 접합하는 방식으로 스팟 용접 수준의 정밀한 접합이 가능하다.

하나로 결합된 차체는 2대의 로봇이 함께 들어 올려 AGV(자율주행 운반 로봇)에 싣고 다음 공정으로 옮긴다. 두 로봇이 차체 앞뒤를 각각 나눠 잡는 방식으로 길이가 다른 PV5 컴팩트와 롱 모델도 안정적으로 운반할 수 있다.
공장 내부에서 운용되는 AGV는 총 21대로 자율주행 센서를 활용해 주변 장애물을 감지하고 충돌을 피해 차체와 부품을 운반한다.
문선주 기아 차체생기4팀 책임매니저는 "공장 내 지게차 운송을 최소화하기 위해 AGV를 도입했다"며 "부품 팔레트나 차체를 옮기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단거리 설비 간 운송에는 AGV를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차체 공장에 이어 방문한 조립 공장에서는 각종 부품을 장착해 차량을 최종 완성한다. 현대차·기아 양산 공장 최초로 다양한 자동화 기술도 적용됐다.
복합섬유소재로 제작된 PV5 후드는 3대의 로봇이 동시에 움직이며 차체에 장착한다. 후드를 차체 공장이 아닌 조립 공정에서 장착하는 것은 현대차·기아 최초 사례다. 엠블럼 부착 작업도 처음으로 자동화해 정교함을 높였다.
마지막 검차 공정에서는 3D 비전 카메라와 로봇을 활용해 차량의 간격과 단차, 주요 외관 부품의 사양을 자동으로 점검한다. 이 같은 외관 품질 및 비전 검사를 마치면 이보 플랜트에서의 PBV 생산 과정도 마무리된다.
성시영 기아 생기계획팀 책임매니저는 "이스트 플랜트에서 한 번 더 검증된 기술을 웨스트 플랜트에 적용할 예정"이라며 "웨스트에서 새롭게 적용한 기술도 양산성을 확보한 뒤 이스트는 물론 기존 양산 공장까지 확대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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