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의회 기획행정위워회 소속 박윤경의원이 7일 교육청소년과 과장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구미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방송 캡쳐



지난해 교복 가격 담합으로 홍역을 치른바 있는 구미지역 교육업계가 이번에는 '입법로비' 의혹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9일 <동행미디어시대> 취재를 종합하면 A 구미시의원은 지난 7일 교육청소년과 행정사무감사에서 교복 판매업체로부터 제기된 민원을 공개하며 현행 교복 구입비 지원 방식을 현물 지급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A 의원은 "교복 판매업체가 학생 수 대비 80% 이상의 교복을 우선 구입하고 있지만 실제 구매는 70%에 그쳐 교복 판매업체가 10%의 손실분을 떠안아야 한다는 민원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교복 구입비를 학부모에게 현금으로 직접 지급하고 있는데 영세 소상공인인 교복 판매업체 보호를 위해 교복을 현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구미시 교복지원 조례 제7조 제3항은 교복 구입비를 신청인 계좌로 입금하거나 구미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물 지급 방식으로 전환하려면 현행 조례에 대한 검토와 개정 절차가 필요하다.



A 의원은 <동행미디어 시대> 취재진에 "현물 지급이 어렵다면 조례 개정을 통해서라도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교복업체 본사 측은 A의원이 감사에서 제기한 교복 재고와 손실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한 교복업체 본사 관계자는 <동행미디어 시대>에 "대리점에서 낙찰받은 수량만큼 구매를 요청하고 있으며 대금도 교육청에서 결재가 완료된 6개월에서 9개월 이후에 받고 있다"며 " A의원이 주장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구미시 교육청소년과 역시 교복을 현물로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는 이유는 구미지역 교복업체들이 지난해 교복 가격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관련 업체들은 교복 가격 담합으로 1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며 올해도 교복값 담합과 관련해 공정위 조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교복업체의 영업상 손실을 이유로 학생과 학부모의 교복비 지원 방식까지 바꾸는 것이 타당한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현물 지급과 조례 개정 주장의 근거가 된 업체 측 민원 내용에 대해 교복업체 본사가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는 만큼 제도 변경에 앞서 민원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부모들도 반발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현물로 지급하게 되면 형제에게 물려받은 교복을 입을 수 있는 학생까지 새 교복을 받아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학부모들은 교복뿐만 아니라 일상복과 체육복 등에도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현재처럼 가정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또 한 학부모단체 관계자는 "교복업체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입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되는 대목은 교복업체의 민원이 단순한 고충 전달에 그치지 않고 지급방식 변경과 조례 개정 주장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이다. 특히 조례 개정의 근거로 제시된 '10% 영업손실' 주장마저 교복업체 본사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업체의 이해관계가 입법 과정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과거 교복값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업체들의 민원이 사실관계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조례 개정 논의로 이어진다면 학생과 학부모보다 특정 업계의 이해관계가 우선 반영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