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종 투자 실패와 사기 피해로 '지옥주택조합'이라고도 불렸던 지역주택조합(이하 지주택) 사업의 규제를 강화한 주택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이달 8일부터 일부 시행됐다. 이에 따라 사업체들은 조합원(투자자) 모집 신고의 단계를 넘기가 더 어려워졌다. 다만 중간 단계인 사업계획 승인에서 토지 소유주의 동의를 확보해야 하는 기준은 낮아졌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개정 주택법은 사업계획 승인을 위한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을 기존 95%에서 80%로 완화했다. 조합들은 기존에 95%의 동의를 받아도 5% 지주의 알박기로 사업에 차질을 겪었다. 전체 사업부지 중 일부 토지의 소유주가 개발에 반대하며 시세보다 높은 보상을 요구하면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거나 좌초되곤 했다. 이같은 걸림돌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계획 승인 과정에서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이 낮아진 점은 지주택 조합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그 전후 단계에서 규제가 대폭 강화된 데 있다. 일단 조합 설립 자체가 어려워졌다. 종전에는 토지 사용권 중 50% 이상만 확보해도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한 투자자 자금 모집이 가능했다. 개정법은 토지 사용권의 80% 이상을 확보해야 자금 모집을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조합을 설립하고 토지 소유권을 확보해서 사업 승인을 받는다더라도 다시 더 엄격해진 공사비 인상 검증 및 시공계약 적정성 심사 등을 받아야 한다.
이번 법 개정은 지난해 대선 유세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주택 피해자들의 호소를 들은 것을 계기로 추진됐다. 지주택은 무주택자가 사업체를 구성해 토지주 동의를 받아 아파트를 건설하는 재개발 방식이다. 조합원을 모집해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후 당국으로부터 사업계획의 승인을 받아 착공·분양 등 절차를 거친다. 지주택 방식은 일반분양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낮아 내 집 마련의 문턱이 낮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장기간 사업이 지연될 수 있는 데다 추가 분담금 부담이 커지는 리스크도 있다. 조합 횡령 등 피해도 발생하곤 했다.
김병진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특히 공사비가 대폭 오른 현재의 상황에서 사업비를 인상하려 할 때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출석과 출석 조합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요구한 부분은 사업이 장기 표류하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며 "투자 안전성은 높아졌지만 사업 종료까지 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서울의 지역주택조합은 112곳이다. 단계별로 ▲조합원 모집신고 82개 ▲조합설립인가 15개 ▲사업계획 승인 4개 ▲착공 11개이다. 사용권원(토지사용승낙서) 기준 80%를 넘긴 조합은 9곳이다. 성동구 금호역라비체, 동작구 이수역·상도역, 송파구 석촌역·거여역2, 마포구 무쇠막2 등이다.
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못한 97곳 중 소유권 80%를 넘긴 곳은 정릉역 조합이다. 조합원 모집신고 후 5년 이상 지난 조합은 67개에 이른다. 조합원 이탈도 이어져 2024년 9월 대비 현재 102개 조합의 조합원 수는 2만9395명에서 2만8140명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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