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부터 명동을 지켜온 한국은행 분수대가 연말 인파에 따른 안전 문제와 열린 공간 확보를 위해 이전이 검토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1978년부터 서울 명동 한복판을 지켜온 한국은행 분수대가 옮겨진다. 서울시는 연말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크리스마스 행사 등을 계기로 인파가 집중되는 상황을 고려해 연내 분수대 이전을 검토 중이다.

1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서울 중구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 있는 한국은행 분수대의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이전 장소와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능하면 올해 연말 전에는 이전하는 게 목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분수대가 오랜 기간 명동의 상징물 역할을 해온 만큼 시민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장소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전을 결정하더라도 구체적인 장소와 공사 기간, 비용 등은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분수대 이전을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민 안전 확보다. 해당 구간은 명동과 남대문을 잇는 동선에 위치해 관광객이 많이 오가는 곳이다. 특히 연말에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크리스마스 장식과 행사를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린다. 방송 촬영 등으로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경우도 있어 보행 공간을 확보할 필요성이 커졌다.

서울시는 분수대가 있던 공간을 활용해 명동 일대의 열린 공간을 확보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명동에서 남대문과 남산으로 이어지는 관광 동선에 건물이 밀집해 있는 만큼 시민과 관광객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관광 활성화에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분수대가 있던 공간에 공원이나 대규모 광장을 조성할 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원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열린 공간을 확보하는 방안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대체 시설을 무엇으로 할지 등 공간 활용 방안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2024년에는 서울 중구가 한국은행 분수대를 철거하고 인근 공간을 합쳐 약 600평 규모의 잔디광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당시에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볼 수 있는 시민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현재 서울시가 검토하는 것은 분수대 이전이다. 당시 거론됐던 잔디광장 조성 계획이 추진되는 상황은 아니다.

분수대 자체의 노후화도 이전 검토 배경 가운데 하나다. 한국은행 분수대는 1978년 설치됐다. 높이 12m의 분수탑과 조각 작품 15점으로 구성돼 당시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조형물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약 50년 가까이 지난 만큼 분수대 시설도 노후화됐다. 분수대 구조물에는 백화 현상과 콘크리트 표면 노후화 등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에는 지하 변압기 시설과 관련한 안전 문제로 분수 가동이 중단된 적이 있었다. 관련 시설을 정비한 후에야 가동이 재개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가능하다면 연말 인파가 몰리기 전에 이전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