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 일정 주기마다 시장금리를 새로 반영하는 회전형 예금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원화 5만원권 지폐를 정리하는 모습./사진=뉴스1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예금 가입자의 셈법도 복잡해진다. 현재 금리를 장기간 확정하면 향후 추가 상승분을 놓칠 수 있고, 금리가 더 오르기를 기다리자니 당장 받을 수 있는 이자를 포기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가운데 일정 주기마다 새 금리를 적용받는 '회전정기예금'이 대안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회전정기예금은 일반 정기예금처럼 장기간 돈을 맡기면서도 1·3·6·12개월 등 정해진 주기마다 금리가 새로 결정되는 상품이다. 향후 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상승분을 반영할 수 있지만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적용금리도 함께 낮아질 수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지난달 27일 다시 3.00%로 인상했다. 두 달 연속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린 것이다. 한은은 국내 경제가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다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금리 묶지 않고 주기마다 '새로'

일반 고정금리 정기예금은 가입 당시 정해진 금리가 만기까지 유지된다. 가입 이후 시장금리가 올라도 더 높은 금리를 받으려면 기존 예금을 해지하고 새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회전예금은 전체 계약기간을 장기로 정하되 일정 기간마다 약정금리를 다시 설정한다. 3년 만기에 회전주기가 1년인 상품이라면 첫 1년간 가입 당시 금리를 적용하고 이후 1년마다 새로운 금리로 갈아타는 방식이다.



회전형 예금은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금융권 전반에서 판매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NH왈츠회전예금Ⅱ'는 전체 가입기간을 36개월 이내로 두고 1~12개월 사이에서 회전주기를 선택할 수 있다. 12개월 회전 기준 기본금리는 연 3.15%, 우대금리를 포함하면 최고 연 3.25%다.

저축은행에서는 HB저축은행의 비대면 회전정기예금이 가입기간 36개월에 12개월의 회전주기를 적용한다. 9일 기준 연 3.96%로 첫 12개월을 운용한 뒤 매년 회전 시점의 금리로 변경된다.

상호금융권에서도 신협이 3년 이하 계약기간에 회전주기별로 금리를 적용하는 'OK회전예탁금'을 판매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역시 개별 금고별로 회전형 상품을 취급한다. 삼성전자새마을금고의 '꿈드림회전정기예탁금'은 12개월 회전 기준 최고 연 4.00%를 적용한다.

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기존 예금을 깨고 새로운 고금리 상품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회전 시점마다 당시 금리 수준을 반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금리 더 높다는 보장 없어…방향이 관건

다만 회전예금이 일반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더라도 그 차이가 크지는 않다. HB저축은행의 12개월 회전예금은 연 3.96%로 12개월 비대면 일반 정기예금 연 3.95%보다 0.01%포인트 높다. 5000만원을 1년 맡겨도 세전 이자 차이는 5000원 수준이다.

상호금융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새마을금고는 12개월 회전정기예탁금과 일반 정기예탁금의 최고금리가 모두 연 4.00%다. 회전형 상품의 장점이 가입 당시 더 높은 금리를 받는 데 있다기보다 향후 시장금리가 오를 때 이를 반영할 수 있는 구조에 있다는 의미다.

회전주기가 12개월이라면 가입 이후 기준금리가 오르더라도 곧바로 예금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다음 회전일이 돌아와야 당시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반대로 금리 인상이 멈추고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다음 회전 때 적용금리 역시 낮아질 수 있다. 금리가 고점에 가까워졌다고 판단한다면 현재 금리를 만기까지 확정하는 일반 정기예금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중도해지 조건도 살펴봐야 한다. 일부 회전예금은 이미 지나간 회전기간에는 약정금리를 인정하지만 마지막 회전일 이후 기간에는 별도의 중도해지이율을 적용한다. 표시된 금리뿐 아니라 회전주기와 금리 결정 방식, 자금을 실제로 묶어둘 기간을 함께 따져야 하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전형 예금은 향후 금리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데 장점이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시기에는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지만 금리가 하락세로 전환하면 고정금리 상품이 더 유리할 수 있어 회전주기와 자금 운용 기간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