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며 발행어음 시장에 진출한다. /사진=삼성증권


삼성증권이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 조달 시장에 뛰어든다. 8년 넘게 발목을 잡았던 내부통제 리스크가 걷히면서다.

금융위원회는 9일 제15차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증권에 대해 단기금융업 인가를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단기금융업은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에게만 허용되는 자금조달 업무다. 회사 자체 신용으로 만기 1년 이하 어음을 찍어 시중자금을 끌어올 수 있고, 이렇게 마련한 돈은 기업 여신이나 모험자본 공급 재원으로 쓰인다.



이번 인가로 발행어음 시장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에 이어 삼성증권까지 총 8개사 체제로 확대됐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금융상품이다.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기업금융(IB)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데 활용된다.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진출은 사실상 재수 끝에 이뤄졌다. 삼성증권은 2013년 10월 종투사로, 2017년 11월에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투사로 각각 지정되며 인가 요건을 일찌감치 갖췄다. 하지만 정작 인가는 한국투자증권(2017년 11월)과 NH투자증권(2018년 5월), KB증권(2019년 5월), 미래에셋증권(2021년 5월)이 차례로 받는 동안 삼성증권만 8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했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와 내부통제 관련 제재 이슈 등이 잇따르며 사업 진출이 지연됐던 것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단기금융업 인가를 새로 신청했다. 이번에는 금융감독원의 초고액자산가 거점점포 검사에서 미흡한 점이 새로 확인돼 다시 제동이 걸렸다. 올 1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제재 수위가 경징계로 낮아지면서 마지막 걸림돌마저 풀렸고, 이번 인가결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번 인가로 삼성증권은 자기자본(약 7조6000억원)의 최대 200%인 15조원 안팎을 발행어음으로 조달할 길이 생겼다. 레버리지 규제도 따로 적용받지 않고 신용공여 한도까지 별도로 인정받는 만큼, 기업금융과 투자은행(IB) 사업을 키우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삼성증권의 합류로 발행어음 사업자 간 경쟁이 확대되는 동시에 모험자본 공급 등 기업의 다양한 자금 수요에 대한 증권사들의 대응 여력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인가로 인해 단기금융업무 영위가 가능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모두 8개사가 되었다"며 "모험자본 공급 등 기업의 다양한 자금수요에 대응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