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재훈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수소산업의 규모화 분수령으로 향후 10년을 지목하며, 예측 가능한 정책 집행과 산업계 투자가 동시에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 공동의장인 그는 수소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공급과 수요, 인프라, 정책이 맞물릴 때 확보된다고 진단했다.
장 부회장은 10일 수소위원회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글로벌 수소 컴퍼스(Global Hydrogen Compass) 2026' 행사에서 이런 견해를 내놨다.
이 자리에는 이바나 제멜코바(Ivana Jemelkova) 수소위원회 CEO와 동자오(Dong Zhao) 시노펙 부회장, 바우데베인 시몬스(Boudewijn Siemons) 로테르담 항만청 CEO 등이 참석해 보고서의 핵심 결과와 생태계 조성, 정책 이행 방향을 논의했다.
글로벌 수소 컴퍼스는 수소위원회가 지난해 처음 발간한 보고서로, 전 세계 수소 프로젝트와 투자, 생산능력, 정책, 수요 전망을 분석해 수소경제의 진전과 과제를 제시한다.
보고서는 청정수소 분야의 최종투자결정(FID) 기준 누적 투자액이 1300억달러(약 182조원)를 넘었고, FID를 통과한 프로젝트는 570개 이상으로 집계됐다고 분석했다. 가동 중인 청정수소 생산능력은 연 170만톤 수준으로 1년 전보다 약 두 배 늘었다. 다만 2030년 청정수소 잠재 수요는 연 1100만톤으로 전망된 반면 현행 정책으로 확정된 수요는 약 600만톤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이 격차를 좁히기 위해 신규 정책 마련과 기존 정책의 일관된 이행으로 시장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봤다.
장 부회장은 지정학적 긴장과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에너지 안보와 회복력(Resilience), 산업 경쟁력의 비중이 커지면서 수소의 전략적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소가 탈탄소화 수단에 그치지 않고 전력·산업·모빌리티·디지털 인프라를 잇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장기적이고 일관된 정책이 기업 투자와 인프라 확충, 수요 창출을 끌어내 시장의 자생적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요를 뒷받침하는 명확한 정책 신호와 지속 가능한 제도 환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내 사례로는 울산·청주·새만금 수소 클러스터가 지역 산업·에너지 여건을 활용한 모델로 소개됐다. 울산은 바이오가스로 생산한 수소를 파이프라인으로 산업과 모빌리티에 공급하는 방식이며, 청주는 하수처리장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지역에서 수소를 만들어 모빌리티에 쓰는 구조다.
글로벌 수소 교역과 관련해 장 부회장은 국가 간 인증 체계의 상호 인정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과제로 꼽았다. 정부가 인증 기준 상호 인정으로 국경 간 거래의 제도적 기반을 만들고, 산업계는 기술 혁신과 규모화로 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수소산업이 개별 프로젝트 단위를 넘어 생산·수요·인프라·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태계로 발전해야 하며, 산업계의 투자와 규모화 노력을 정책이 받쳐줄 때 규모의 경제와 신규 시장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모빌리티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활용 영역을 발전·산업·수전해로 넓히고, 글로벌 파트너와 수소 생태계 조성에 참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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