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맥주 시장 둔화 속 테라와 켈리에 상반된 처방을 내놓았다. 사진은 테라 스파클링(왼쪽)과 켈리.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가 테라와 켈리에 상반된 전략을 적용하며 침체된 맥주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테라는 맥주를 넘어 브랜드 외연을 넓히고, 켈리는 올몰트라는 기존 강점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10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달 출시된 시즌 한정 즉석 음용(RTD) 주류 '테라 스파클링'은 20일 만에 물량 150만캔이 모두 출고됐다. 하이트진로는 긴급 추가 생산에 들어가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테라 스파클링은 스페인산 화이트와인을 베이스로 한 과실탄산주지만 제품명에는 맥주 브랜드인 테라가 사용됐다. 테라의 강탄산 이미지를 접목한 것으로 다른 주종에 테라 브랜드가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하이트진로가 추진해온 '테라 유니버스' 구축 전략의 연장선이다. 2024년 저칼로리 맥주 '테라 라이트'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무알코올 음료 '테라 제로'와 슬러시 형태의 '테라 슬러시 생'을 잇따라 선보였다.

하이트진로 측은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상황에 따라 음용할 수 있는 주류의 기능성이 중요해졌다"며 "테라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확장해 소비자 맞춤형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켈리는 외연 확장 대신 맥주 카테고리 안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덴마크산 프리미엄 맥아 100%를 사용하는 '올몰트'를 핵심 정체성으로 내세웠다. 닐슨코리아 조사 결과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올몰트 맥주 시장에서 3년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7월 출시 4년을 맞은 켈리의 패키지를 전면 리뉴얼했다.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제품 전면에 'ALL MALT' 문구를 배치해 정체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두 브랜드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 배경에는 국내 맥주 시장 둔화가 자리한다. 지난해 국내 맥주 출고량은 전년 대비 7.2% 줄며 3년 연속 감소했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맥주 부문 매출은 33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맥주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기존 수요를 지키는 것만으로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맥주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수요를 발굴해야 하는 만큼 테라와 켈리라는 기존 브랜드 자산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하이트진로는 제품 다각화에 힘입어 3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두 브랜드의 서로 다른 전략이 맥주 사업의 반등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