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총파업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14일 서울 시내 한 공영차고지에 버스가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버스가 오는 16일 첫차부터 멈춰 설 가능성이 커졌다.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을 둘러싼 노사 이견이 9차례 교섭에서도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서울시버스노동조합(노조)은 15일 2차 조정회의도 결렬되면 전면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올해 1월에 이어 8개월 만의 두 번째 파업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노조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버스조합)은 다음 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회의를 연다. 노사는 지난 3월부터 2026년도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9차례 벌였지만 합의하지 못했고 노조는 지난달 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지난 9일 1차 조정에서도 입장 차는 여전했다. 이에 노조는 1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1만8296명 중 1만6089명(87.94%)의 찬성으로 쟁의행위안을 가결했다. 투표 참여자 대비 찬성률은 96.25%다.

핵심 쟁점은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이다. 통상임금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의 산정 기준이다. 분모인 기준시간이 줄면 시간급이 오르고 연동된 수당도 함께 늘어난다. 노조는 월 176시간 적용과 시급 7.85% 인상을, 사측은 209시간 적용을 주장한다.

노조 주장의 근거는 지난 4월 대법원 판결이다. 대법원은 동아운수 노동자들이 낸 임금 소송에서 기준시간을 176시간으로 본 원심 판단에 대한 사측 상고를 기각했다. 다만 미지급 연장·야간근로수당 산정 등 일부 쟁점은 파기환송했다. 노조는 상고 기각으로 176시간이 확정됐다는 입장이지만 사측은 환송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맞선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총파업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14일 서울역 버스 환승센터에서 운행 중인 버스 차량 전면에 파업 반대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뉴스1


사측은 176시간을 적용하면 임금 인상과 별개로 약 16.44%의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고 본다. 여기에 시급 7.85% 인상까지 더해 노조 요구를 모두 수용하면 연간 5394억7000만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이 사측 추산이다. 버스조합 측은 "노조 요구를 다 수용하면 근속 22년 이상인 최고 9호봉 기사의 연봉이 8500만원까지 치솟는다"며 "부산 등 다른 광역시와 비슷한 10.32%의 임금 인상안을 제안했지만 노조가 거부했다"고 밝혔다.

시내버스는 노동조합법상 공익사업에는 해당하지만 필수공익사업이 아니어서 파업 중 일정 인력을 남겨야 하는 필수유지업무 의무가 없다. 파업에 들어가면 운행이 사실상 전면 중단되는 구조다. 지난 1월13일 파업 첫날 운행률은 6.8%(7018대 중 478대)에 그쳤다.

서울시는 자치구와 함께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했다. 1월 파업 당시 700여대였던 무료 셔틀버스를 최대 1500대로 늘리고 이 중 200여대는 강남대로·통일로·도봉로 등 주요 간선도로에 투입한다. 가로변 버스전용차로 운영은 임시 중지한다. 지하철은 하루 202회 증회하고 막차는 종착역 기준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연장한다. 마을버스 임시 간선노선 투입과 따릉이 무료 이용 지원 방안도 새로 포함됐다.

서울시 교통실 고위 관계자는 "간선도로 등 20개 안팎 노선에 전세버스를 투입하기 위해 임차 규모를 3배가량 늘린 만큼 비용이 상당할 것"이라며 "하루 10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막판 절충 여지는 남아 있다. 노조는 15일 오후 2시 조정회의 직전 언론 브리핑을 열 예정이다. 임금 인상률은 일부 조정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버스조합 관계자는 "내일 밤까지 조정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서울시는 운행 방해 행위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과거 파업 때는 ▲차고지 출입구에 차량 무단 주차 ▲버스 키를 받은 뒤 근무지 이탈·잠적 ▲운행하려는 버스 아래로 들어가 운행 저지 등의 행위가 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