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비행 드론 기업 니어스랩의 협력사 리스크가 커진다. /그래픽=신재민 편집위원


지난달 24일 코스닥에 상장한 자율비행 드론 기업 니어스랩이 해외 파트너사발 계약 리스크를 잇달아 드러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약 두 건이 이행되지 못해 자체 생산 설비 없이 전량 외주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와 해외 결제 조건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나라장터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조달청은 지난 7월 10일 니어스랩에 과징금 220만원을 부과했다. 니어스랩이 지난해 12월 15일 맺은 경찰청 무인비행장치 납품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데 따른 조치다.



이 계약은 사업비 1억5400만원(부가세 포함) 규모로 드론 4세트를 납품하는 사업이었다. 나라장터 조달 기록을 보면 첫 공고는 유찰됐다. 지난해 12월 4일 다시 공고했지만 응찰한 곳은 니어스랩 한 곳뿐이었고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입찰 자격에는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직접생산확인증명서 보유가 명시돼 있었다.

니어스랩은 계약 체결 뒤 이행이 어려워지자 해지를 요청했다. 서울지방조달청은 국가계약법 제27조의2 제1항 제1호를 적용했다. 이 조항은 계약 불이행 등으로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해야 하는 경우라도 책임이 경미하다고 판단되면 제한을 갈음해 과징금을 물리도록 한 규정이다. 조달청은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은 부과하지 않았으며 행정처분도 종결했다.

니어스랩은 지난해 3월 증명서를 받아 2027년 3월까지 유효기간을 확보한 상태였다. 자격 요건 자체는 갖춘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파트너사 측의 불가항력적 사유로 계약 이행이 어려워졌다"며 "향후 공공조달과 방위사업 입찰 참여에 별도의 제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니어스랩은 이스라엘 드론 도킹 장비 업체 에어스코트(Airscort)와도 법적 분쟁을 겪고 있다. 니어스랩은 2024년 7월 10일 에어스코트, 한국-이스라엘 산업연구개발재단(KORIL-RDF)과 3자간 '구매 및 NRE 프로젝트 계약'을 맺고 계약 총액 60만달러(약 8억원) 중 선급금 25만달러(약 3억원)를 먼저 지급했다. 드론 스테이션 개발 일정을 단축하고 이스라엘 시장에 진입하려는 목적이었다.

지난해 8월 19일 에어스코트가 제품 반송과 추가 비용을 요구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니어스랩이 선급금을 돌려받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 종료를 제안했으나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해 10월 27일 계약 중대 위반을 통지했다.

에어스코트는 같은 해 11월 니어스랩이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지식재산권(IP)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이스라엘 법원에 중재를 신청했다. 니어스랩은 12월 서울동부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액은 선급금 반환과 손해배상 등 총 14억7000만원 수준이다.

소송은 초기부터 지연됐다. 이스라엘에 있는 피고에게 송달이 되지 않아 올해 6월 공시송달로 전환됐으며 첫 변론기일은 제소 8개월여 만인 지난달 21일에야 열렸다. 에어스코트가 지난달 14일 국내 법무법인을 선임하고 답변서를 내면서 공시송달은 취소됐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10월 30일이다.

회사 측은 KORIL-RDF가 지난 4월 현장실사를 진행했고 계약상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받았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재판이 진행 중이라 회수 여부나 시점을 전망하기 어렵다"며 "청구 규모가 재무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법적 리스크의 공통 원인으로는 자체 생산설비 부재와 선급 결제 조건이 꼽힌다. 현재 니어스랩이 직접 보유한 주요 생산설비는 없는 상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수입 매입처는 '선적 전 대금 지급'을 요구한다. 올해 상반기 원재료 매입액 3억6400만원 가운데 수입 비중은 15%(5600만원) 수준이지만 특정 사양이 요구되는 부품 특성상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대체 매입처 확보에 시간이 걸려 생산 지연과 원가 상승으로 직결되는 상황이다.

니어스랩은 생산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정 부품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멀티 벤더(Multi-Vendor) 전략도 병행한다. 공모자금 가운데 158억원을 자가공장 설립에, 61억원을 생산·품질 인력 확충에 투입한다. 연간 1만8000대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연구개발자금 147억원 중 39억5500만원은 비행제어 코어 개발 등 핵심기술 6건에 배정했다.

다만 시설자금 집행은 내년부터다. 2027년 85억원, 2028년 73억원으로 나뉘어 있고 올해 배정액은 없다. 실제 생산 라인이 가동되기까지 향후 2년간은 현 외주 생산 구조에 따른 리스크 노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에어스코트 측에 이번 사안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으나 회신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