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라네즈와 마뗑킴의 협업 전용 제품을 개발하고 해외에 먼저 출시해 K뷰티의 글로벌 확장 방식을 패션·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넓힌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 라네즈를 앞세워 K뷰티 해외 확장 방식을 바꾸고 있다. 서울 기반 패션 브랜드 마뗑킴과 협업해 기존 제품에 디자인을 입히는 수준을 넘어 협업 전용 립틴트를 개발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출시하는 방식으로 K뷰티와 K패션을 연결하고 글로벌 소비자 접점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14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라네즈와 마뗑킴은 '피부는 결코 벗을 수 없는 옷'(YOUR SKIN'S DRESS CODE)을 주제로 한정판 협업 컬렉션을 출시한다. 협업 제품은 지난 1일 일본·홍콩·대만·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미국·영국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다음달 1일 올리브영 선론칭과 온라인 판매를 진행한다.



이번 협업의 핵심은 라네즈의 글로벌 고객 기반에 패션 브랜드 정체성을 결합하는 데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 베스트셀러에 마뗑킴 디자인을 적용하는 동시에 협업 전용 제품을 개발해 패션과 뷰티의 결합 범위를 넓혔다. 기존 고객에게는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마뗑킴을 통해 라네즈를 접하는 신규 소비자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협업 전용 제품으로는 '주스팝 박스 립틴트 모노튠'이 포함됐다. 제품은 마뗑킴의 시그니처 무드를 반영한 검은색 제형으로 보이지만, 사용 후 입술 산도(pH)에 반응해 자주색으로 발색된다. 약 10분에 걸쳐 색상이 변해 사용자마다 다른 색을 완성한다. 마뗑킴의 젠더리스 감성을 색상 변화라는 제품 특성에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확산되는 개인화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해외 선출시는 이번 협업 전략의 특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패션위크가 시작되는 9월을 출시 시점으로 정해 패션·뷰티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를 공략했다. 현지 소비자와 SNS에서 형성된 관심을 국내 출시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 제품을 먼저 공개한 후 해외로 확대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해외 시장을 초기 반응 확인의 장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사업 성장세는 이러한 전략의 배경이다. 2026년 상반기 해외 사업 매출은 1조4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존 화장품 유통망과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다른 K컬처 브랜드와의 결합을 확대해 해외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을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제품 판매를 넘어 한국 패션·라이프스타일과 결합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컬렉션은 화장품 단일 제품 경쟁에서 벗어나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화장품 기업들은 패션·게임·엔터테인먼트 등 다른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제품뿐 아니라 브랜드 세계관과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라네즈와 마뗑킴의 협업은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서로 다른 고객층과 유통망을 연결해 브랜드 접점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K뷰티의 경쟁 무대가 개별 제품을 넘어 브랜드와 콘텐츠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K뷰티 기업들이 제품력 경쟁을 넘어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제안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라네즈와 마뗑킴의 만남은 시대적 흐름이자 필연적 조합으로 두 브랜드의 고유 감도와 정체성을 제품에 담아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내고자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