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솔제지와 한국제지가 이달 말부터 잇따라 인쇄용지 가격을 올린다. 펄프 등 원재료비와 에너지·물류비 부담을 반영한 가격 조정이라는 게 제지업계의 설명이다. 인쇄·출판업계는 제작비에 영향을 미칠 실제 인상 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4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오는 28일부터 인쇄용지 지종별 할인율을 조정한다. 백상지·MFC지·아트지·경량지는 할인율을 13% 환원하고, 고급 인쇄용지인 앙상블E와 전단용지는 각각 8%, 11% 환원한다. 할인율 축소에 따라 해당 제품의 공급가격은 사실상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뉴플러스에듀는 톤당 123만원에서 130만원으로 7만원(5.7%), 쇼핑백지는 139만원에서 149만원으로 10만원(7.2%) 오른다.
한국제지도 다음 달 1일부터 인쇄용지 가격을 올린다. 일반지는 기존보다 15%, 고급 인쇄용지인 아르떼는 10% 인상하는 방안을 거래처 등에 안내했다.
제지업계는 펄프 등 원재료비와 에너지·물류비 부담을 가격 인상 배경으로 꼽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제 활엽수 표백화학펄프(SBHK) 가격은 지난 4월22일 기준 톤당 780달러로 전월 760달러보다 2.6% 올랐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상반기 인쇄용지 내수 부문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며 "적자 구조를 일부라도 개선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할인율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출판·인쇄업계는 원가 부담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려면 구체적인 인상 근거부터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장선 한국인쇄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종이값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이 중소 인쇄업체에 일방적으로 전가돼서는 안 된다"며 "인쇄업계의 경영 여건을 고려해 가격 인상에 앞서 업계 간 협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가격 인상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공정위의 가격 정상화 기조와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정위는 지난 4월 6개 제지사가 2021년 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총 7차례 가격 인상을 합의했고, 이 기간 인쇄용지 평균 판매가격이 7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공정위는 각 업체에 담합 이전의 경쟁을 회복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독자적으로 재결정하고 3년간 반기마다 가격 변경 내역을 보고하도록 명령했다. 재결정한 가격의 산정 근거도 함께 제출하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왜곡된 가격이 정상화될 때까지 감시와 지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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