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주 기자회견을 열고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과 향후 국정 운영 방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6월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 이후 100여 일 만이다. 이 대통령이 다시 대국민 직접 소통에 나서는 것은 국정 지지율이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 주 민심의 대이동이 이뤄지는 추석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견은 향후 여론의 흐름을 가를 중대 분기점이 될 수 있다.
11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취임 후 처음으로 30%대인 38%까지 내려앉았다. 국정 운영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40% 선의 붕괴는 국정 운영 방식을 돌아보라는 민심의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청년층과 중도층, 수도권에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점을 무겁게 볼 필요가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내려가면 국정 장악력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추미애 경기지사가 이 대통령을 겨냥해 "내란 세력에 전전긍긍한다"고 공개 비판한 것부터 심상치 않은 신호다.
민심이 싸늘해진 데는 이유가 있다. 시장 원리를 거스른 부동산·증시 정책의 잇단 혼선에다 거대 여당이 밀어붙인 검찰 개혁을 둘러싼 피로감이 쌓였다. 특히 야당 시절 형사 사건을 정권 차원에서 무마하려 한다는 의혹을 낳은 '공소 취소 논란'과 대통령 임기 연장을 의도한 것 아니냐는 '연임 개헌' 논란은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요인이 됐다. 여기에 2기 개각 후보자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자질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권의 도덕성과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회의가 커졌다.
그런 만큼 이번 기자회견이 형식적인 질의응답에 그쳐서는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 어렵다. 이 대통령은 국민적 의구심이 집중된 공소 취소와 연임 개헌 문제부터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 추진할 뜻이 없다면 "나는 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선을 그어 논란을 끝내야 한다. 이런저런 전제를 단 모호한 수사나 원론적인 답변으로 핵심을 비켜가서는 오히려 불신만 키울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같은 민감한 외교·안보 현안 역시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어떤 결정을 내려도 국론 분열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인사 논란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부적합' 의견이 43%로 '적합' 22%의 두 배에 육박했다. 이 대통령은 15일 예정된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뒤 임명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무증인' 청문회에서 여야 공방만 벌인 뒤 그대로 임명을 강행하는 식이면 곤란하다. 그간 제기된 의혹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는다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할 것이다.
이번 기자회견이 집권 중반기 국정 동력을 되살리는 전환점이 되려면 대통령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현안에 대해 국민에게 진솔하게 설명하고, 판단이 잘못됐거나 부족했던 부분은 겸허히 인정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는 것이 국정 책임자의 자세다. 지지율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지, 더 추락할지는 결국 대통령이 얼마나 솔직한 모습을 보이는지, 또 무엇을 결단하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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