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 시대 대표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 발행 설명회에서 '숙의 미디어의 길'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양극화와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서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현재 그 기능은 위축돼 있다. 깊이 생각하고 토론하며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하는 숙의 미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오병상 시대 대표는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대 신문 발행 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시대]가 지향하는 저널리즘의 방향을 소개했다.



오 대표는 '숙의 미디어의 길' 주제 발표를 통해 우리 사회에 숙의가 필요한 이유로 심화하는 양극화와 갈등을 꼽았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공통의 사실에 기반해 토론하고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약해졌고, 언론에 대한 신뢰 역시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숙의의 출발점으로 정확한 정보를 제시했다. 오 대표는 "숙의가 이뤄지려면 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우리의 첫 번째 목표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다음 단계는 중요한 의제를 제시하고 토론을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언론은 사회가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숙의 미디어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가치로 신뢰를 제시했다. 그는 "신뢰를 쌓아가면서 성장하는 언론이 되고자 한다"며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언론이 먼저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정파성 극복을 꼽았다. 그는 "되찾고 싶은 것은 신뢰이고 버리고 싶은 것은 정파성"이라며 "어느 정파가 우리 편이기 때문에 입장을 정하는 식이 아니라 원칙에 따라 판단하는 언론이 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특정 진영의 이해관계가 아닌 사실과 원칙을 기준으로 사안을 바라보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원칙은 [시대]가 내건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이라는 모토에 담겨 있다. 오 대표는 "인간의 존엄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며 "개인의 존엄을 지켜주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시대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인의 존엄과 국가의 번영을 대립적인 개념으로 보지는 않았다. 그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대에 국가의 부강함은 결국 개인의 존엄과 행복으로 연결된다"며 "개인의 존엄과 공동체의 경쟁력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부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동력은 기업"이라며 "기업과 산업의 혁신, 국가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의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그래서 [시대]는 문제를 지적하는 데만 머무는 언론을 지향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 대표는 "비판만 하는 언론은 무책임하다"며 "중요한 의제를 발굴하고 사회적 논의를 촉진해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숙의 미디어의 역할"이라고 규정했다. 언론이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기보다 사회적 논의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10월15일 창간되는 [시대]는 지난 2월 제호 변경 이후 논설위원실과 사회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 확대에 나서 왔다. 온라인 중심 매체를 넘어 심층 콘텐츠와 공론장 기능을 강화한 매체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오 대표는 "신문은 속도 경쟁에서 한발 비켜서 깊이 있는 논의와 숙의를 담아내기에 적합한 플랫폼"이라며 "언젠가 '그거 시대에 났어'라는 말이 신뢰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는 언론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