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문을 서영교 위원장에게 전달한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사진=뉴스 1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5일 열렸다. 청문회는 김 후보자의 배우자와 자녀가 근무한 발달장애인 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을 둘러싸고 여야가 고성을 주고받으며 시작됐다. 그러나 정작 본격적인 검증 무대에 이르러서는 다소 맥빠진 청문회가 되고 말았다. 새롭게 드러난 의혹도, 기존 의혹을 명쾌하게 해소할 만한 사실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적극적으로 후보자를 방어했고, 김 후보자 역시 주요 의혹을 부인하거나 원론적인 해명을 내놓았다. 야당인 국민의힘의 추궁도 의혹의 실체에 다가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청문회가 실질적인 검증의 장이 되지 못한 데에는 민주당의 반대로 핵심 증인과 참고인이 한 명도 채택되지 않은 영향이 컸다. 김 후보자를 둘러싸고는 신약 임상시험 관련 청탁 의혹을 비롯해 배우자의 협동조합 특혜 의혹, 제약업체 제넨셀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 아들의 의원실 채용 논란, 변호사 시절 음주운전, 자녀 위장전입 등 여러 문제가 제기돼 왔다. 법무장관 후보자로서 꼼꼼한 사실 확인이 필요한 것들이다.



특히 자신을 '오빠'라고 부르는 브로커 양모 씨의 요청을 받고 김 후보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처리를 서둘러 달라고 청탁한 경위는 명확히 규명될 필요가 있다. 해당 치료제의 동물실험 결과 은폐 의혹이 제기됐고, 이후 93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됐다는 점도 논란을 키웠다. 관련 업체의 주가조작 사건으로 다수의 소액주주가 피해를 본 만큼 김 후보자가 관여된 의혹은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다. 그런데 김 후보자 측은 여당 청문위원들에게 38쪽 분량의 '인사청문 대비 예상 Q&A' 자료를 제공하면서도 야당의 자료 제출 요구에는 방어벽만 쳤다.

김 후보자의 해명에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 남았다. 제넨셀의 동물실험 자료와 관련한 질의에 김 후보자는 "저는 문과"라며 치료제의 성능을 알 수 없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물론 국회의원에게 의약품의 전문성을 요구할 수는 없다. 그렇다해도 민간인의 부탁을 받고 해당 치료제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이 국가기관에 임상시험 승인을 재촉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자체가 국회의원으로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것 아닌가.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취소 문제에 대한 입장도 명확하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지명 직후에는 "공소취소를 지휘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지만, 국회 서면 답변에서는 "가정적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청문회 답변에선 공소취소 특검법에 대해 "제 의견은 반대"라고 했다. 공소취소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후보자가 자신의 원칙과 기준을 보다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 불필요한 의심을 해소하는 길이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결국 핵심 의혹 상당 부분을 풀지 못한 채 끝났다. 이제 판단의 책임은 18일 기자회견을 앞둔 이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현재 여권 기류로 보면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결론을 정해놓지 말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후보자의 적격성을 심사숙고하길 바란다. 어떤 선택을 하든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다.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그에 따른 정치적 책임 역시 대통령이 감당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