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대만 무기 판매 발표를 미루려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뉴스1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트럼프 정부가 외교 마찰을 줄이기 위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발표 연기를 고민 중이다. 이 같은 방침에 미국과 대만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정부가 대만에 대한 주요 무기 판매 발표를 오는 11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 이후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오는 11월 APEC 정상회담은 중국 선전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일정을 연기하려 한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중국과의 정상회담 일정이 연이어 잡혀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미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정상회담은 24일로 예정돼 있다.

오는 11월에는 APEC 정상회담이 있고 12월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도 열린다. 이번 G20 회담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릴 예정이다. 불과 3개월 남짓한 시간에 미·중 정상은 세 차례나 만나게 되는 셈이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무기 판매 결정을 2028년 말이나 2029년 1월, 즉 임기 말까지 미루는 방안까지 검토했다"며 "하지만 이 구상을 내비친 뒤 대중 강경파의 강한 반발에 마주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APEC과 G20 이후까지 발표가 미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이 대만 무기 판매에 강하게 반대한 만큼 발표가 2027년까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 측 소식통 역시 중국 당국이 시진핑 주석의 방미에 앞서 대만에 대한 신규 무기 판매 발표를 미루라고 미국에 비공개로 압박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만 당국은 무기 판매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까지 미뤄질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SCMP에 따르면 정통한 관계자 2명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24일 미·중 정상회담과 APEC 회담 사이에 소규모 무기 판매를 발표할 수 있다"면서도 "과거와 같은 수십억달러 규모의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다.

일부 대중 강경파는 대만을 달래기 위해 소규모 판매를 먼저 승인하는 방안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이 양해 위반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미국이 중국에 관련 내용을 사전 통보할 가능성도 나왔다.

지난 5월에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직전 미국 정부는 의회가 승인했던 140억달러 규모의 대만 무기 패키지 발표를 보류했다. 당시 무기 패키지에는 패트리엇 PAC-3와 NASAMS 등 첨단 방공 및 미사일방어체계가 포함됐다.

무기 판매가 동결됐던 선례도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1년~2015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7년~2008년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보류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승인을 지연해도 실제 인도 일정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란 전쟁 때문이다. 이란 공습 및 방어 과정에서 막대한 물량을 소진한 미군이 재고를 보충하고 실제 전장인 중동에 투입할 자원을 확보하려 하면서 대만 주문 물량은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