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사진은 지난 2일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ATM 앞으로 시민이 이동하는 모습. /사진=뉴스1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한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분기 말 부실채권 정리 효과가 사라진 가운데 중앙그룹 계열사의 기업회생·워크아웃 여파까지 겹치면서 대기업대출 연체율이 큰 폭으로 올랐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63%로 전월 말(0.56%)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전년 동월 말(0.57%)과 비교하면 0.06%포인트 높다. 금감원의 월별 연체율 자료 10년치를 대조하면 지난 7월 말 기준으로는 2016년7월(0.7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체율이 오른 주된 요인은 연체채권 정리 규모가 줄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중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1조4000억원으로 전월(5조3000억원)보다 3조9000억원 감소했다. 은행은 통상 분기 말에 연체채권 상각과 매각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분기 중에는 정리 규모가 줄어든다. 반면 지난 7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은 3조2000억원으로 전월(2조6000억원)보다 60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연체채권 잔액은 한 달 새 1조8000억원 증가했다. 신규연체율도 0.12%로 전월(0.10%)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부문별로는 기업대출 연체율이 0.78%로 전월 말(0.68%)보다 0.10%포인트 상승했다. 전년 동월 말(0.67%)과 비교하면 0.11%포인트 높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36%로 전월 말(0.22%)보다 0.14%포인트 뛰었다. 전년 동월 말(0.14%)과 비교하면 0.22%포인트 높다. 금감원은 연체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배경으로 연체채권 정리 규모 축소와 함께 중앙그룹 계열사의 기업회생·워크아웃에 따른 신규 연체를 지목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7월 대기업대출 연체율 상승분 가운데 중앙그룹 관련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금액과 비중은 밝히지 않았다.

중앙그룹은 지난 6월 JTBC의 채무불이행 선언을 계기로 지주사 중앙홀딩스와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등 계열사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중앙일보는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해 지난 7월10일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개시 결의를 받았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91%로 전월 말(0.82%)보다 0.09%포인트 상승했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1.00%,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77%로 각각 전월 말보다 0.08%포인트씩 올랐다. 전년 동월 말과 비교하면 중소법인은 0.10%포인트, 개인사업자는 0.05%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42%로 전월 말(0.40%)보다 0.02%포인트 상승했으나 전년 동월 말(0.43%)보다는 0.01%포인트 낮았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9%로 전월 말보다 0.01%포인트 올랐고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연체율은 0.84%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시장금리 상승 기조와 대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되거나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지난달 27일 3.00%로 추가 인상했다. 금감원은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연체율 등 건전성 현황을 계속 점검하고 은행이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쌓고 부실채권 상각과 매각에 나서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