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1일 오전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최근 정부 인사 논란 등을 비롯한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사의가 받아들여질 경우 후임 비서실장 인선과 강 실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 비서실장이 졸업을 한번 해 보겠다고 한 것 같다"며 "아직 제가 어떻게 할지 결정은 못 하겠다"고 밝혔다. 강 실장의 구체적인 사의 표명 배경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 등 내각 후보들의 잇따른 낙마에 대한 책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강 실장은 장관급 인선을 총괄하는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승원 전 후보자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직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30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 20일 만이다. 김 전 후보자는 "전날(18일)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며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성추행 의혹 등을 담은 전직 보좌진의 탄원서가 청와대에 전달된 것이 주된 자진사퇴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장관·의원직 겸직 논란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 13일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강 실장의 사의가 수용될 경우 후임 비서실장으로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인 천준호 의원(재선·서울 강북구갑)이 발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천 의원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던 시절 당 대표 비서실장을 맡아 이 대통령을 보좌했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이던 2024년 1월 부산에서 흉기로 피습당했을 당시 함께 헬기를 타고 서울로 이동한 인물이기도 하다. 천 의원은 당내에서도 이 대통령의 의중을 잘 파악하고 뛰어난 소통 능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재선·경기 고양시을)도 후임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된다. 한 의원은 이 대통령이 2022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캠프 수행실장을 맡았다. 한 의원은 이후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2024년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됐고 2025년 대선 과정에서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강 실장의 향후 행보도 관심사다. 정치권에서는 강 실장이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7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해당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여권에서는 633 원칙(1심은 6개월 내, 2·3심은 각각 3개월 내 선고)을 고려하면 내년 중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와 2027년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강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인사 책임과 무관치 않다"며 "후임 등이 여럿 거론되고 있고 강 실장의 서울시장 출마설도 나오고 있긴 하지만 현 단계에서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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