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이 북미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선 국내 배터리셀 업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국내 배터리셀 기업 모두 북미 생산 거점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규모 수주를 연이어 확보하고 있어서다.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기반으로 ESS 시장이 구조적으로 성장 중인 만큼 향후 사업 기회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2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ESS용 배터리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461GWh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출하량 역시 계속된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 984GWh, 내년에는 1150GWh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2035년에는 1870GWh까지 증가하며 올해 대비 시장 규모가 2배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성장 배경으로는 북미 ESS 시장이 꼽힌다. 현지 빅테크 기업이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속도를 내면서 안정적인 전력 수요를 뒷받침할 ESS 인프라를 함께 확충하고 있어서다. 실제 북미 지역 ESS 수요는 2030년까지 연 2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북미 ESS 시장을 공략 중인 국내 배터리셀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에도 호재라는 진단이다. 세 회사는 현지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고객사와의 접점을 넓히며 글로벌 수주를 잇달아 따내고 있다. 특히 가격 경쟁력과 긴 수명으로 ESS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 역량을 강화하며 현지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시장 공략을 위해 5대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ESS용 LFP 제품을 생산하는 미시간 랜싱 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시장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 말 기준 약 140GWh에 달하는 ESS 수주잔고를 확보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총 3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 계약을 따냈다.
삼성SDI 역시 미국 인디애나 스타플러스에너지 1공장 일부 라인을 ESS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해 올해 4분기 가동을 앞두고 있다.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운영 업체와 2조원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대규모 수주 물량도 확보했다. 회사는 현재 수주 물량을 바탕으로 2029년까지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이 채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온은 단독 공장인 SK배터리아메리카·SK온 테네시와 현대차그룹과의 합작 공장 HSBMA 등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9월 재생에너지 개발사 플랫아이언으로부터 1GWh 규모의 ESS 물량을 수주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ESS 기업 네오볼타 파워와 9GWh 규모 ESS용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를 중심으로 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LFP 생산 기반과 수주를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국내 소재사와 LFP 양극재 공급계약까지 이어지고 있어 배터리 셀뿐 아니라 핵심 소재까지 비중국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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