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기업 체감경기는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개선됐다. 하지만 가계의 생활형편 인식은 나빠지거나 변동이 미미한 모습을 보인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6.6으로 전월(104.5)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이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올린 뒤 처음 실시한 조사다. 한은은 지난 7월에도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인상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16일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돼 2226가구가 응답했다. 지수 상승을 이끈 항목은 가계수입전망이다. 가계수입전망CSI는 102로 2포인트 올라 CCSI 상승분의 0.9포인트를 차지했다. 현재경기판단CSI(83)는 4포인트, 소비지출전망CSI(110)와 생활형편전망CSI(98)는 각각 1포인트씩 올랐다.
반면 현재생활형편CSI는 92로 전월과 같았다. 올해 1월(96)보다 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개별 CSI가 100을 밑돌면 형편이 나아졌다고 응답한 가구보다 나빠졌다고 응답한 가구가 많다는 뜻이다.
기업의 체감경기는 반대 방향이었다. 한은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8월 기업경기조사에서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9.6으로 1.1포인트 올라 2022년 9월(102.0) 이후 3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제조업 수출기업 CBSI는 108.5로 2022년 5월(114.0) 이후 최고치였다. 9월의 CBSI는 아직 발표 전이지만 같은 달에 CCSI를 보면 104.5로 2.3포인트 떨어져 4월 이후 넉 달 만에 하락했다. 지난달의 현재생활형편CSI도 93에서 92로, 현재가계저축CSI는 97에서 94로 내려갔다.
다만 두 지수는 조사 대상과 구성 항목이 달라 수준보다 방향으로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다. 9월 기업심리는 한은이 발표할 예정인 기업경기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업들은 지난달 조사에서 9월 CBSI 전망치를 99.6으로 제시했다.
금리 부담에 대한 경계도 커졌다. 금리수준전망CSI는 128로 3포인트 오르면서 올 들어 가장 높았다. 현재가계부채CSI도 101로 1포인트 올랐다. 박용민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금리수준전망CSI는 향후 금리 수준의 전반을 묻는 문항이어서 기준금리뿐 아니라 대출금리와 시장금리에 대한 전망도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물가와 집값 전망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50으로 1포인트 올랐고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월과 같았다.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으로 석유류제품을 꼽은 응답은 52.7%로 2.5%포인트 늘었다. 박 팀장은 "중동 전쟁의 영향이 있었지만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가격 규제가 이뤄지며 소비자가 체감하는 충격은 미국·유럽보다 완화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가격전망CSI는 125로 전월과 같았다. 박 팀장은 장기평균(107)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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