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례를 위해 넣어둔 상조금으로 크루즈 여행을 떠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장례 서비스에 국한됐던 상조상품이 여행과 웨딩, 교육 등으로 확장되면서 상조회사들의 사업 모델도 변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웅진프리드라이프의 올해 1~8월 전환서비스 이용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전체 이용 건수의 75%가 여행이었고 별도로 판매하는 여행 전용 상품의 신규 가입 건수는 같은 기간 약 15배로 늘었다. 전환서비스는 상조상품 납입금을 장례 대신 여행·웨딩 등 다른 서비스에 쓰는 것이다. 웅진프리드라이프 관계자는 "전세선 크루즈에 대한 고객 호응이 여행 서비스 이용과 상품 가입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라이프의 올해 상반기 전환서비스 이용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전체 이용 실적의 64%가 여행이었으며 여행 전환서비스 이용 실적은 169% 늘었다. 교원라이프는 계열사 교원투어와 연계해 상조 고객 대상 여행상품을 운영 중이다. 교원라이프의 올 상반기 실적은 2024년 연간 실적보다 26% 많고 지난해 연간 실적의 75%에 달한다. 교원라이프 관계자는 "여행 전환 서비스 이용 확대는 교원투어와의 사업 연계를 통해 고객에게 더욱 다양한 선택지와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한 결과"라고 말했다.
보람그룹은 결혼 준비에 상조 납입금을 쓰는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보람상조의 올해 1~8월 웨딩 전환서비스 이용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27.5% 증가했다. 고객은 납입금을 웨딩홀·스튜디오·드레스 등 결혼 준비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보람상조의 웨딩 전환서비스 이용 실적도 지난해 전년 대비 13.3% 증가했다. 보람그룹 관계자는 "최근에는 결혼처럼 실제로 서비스가 필요한 시점에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상조업계의 고객 확보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상조상품 가입자는 1107만4000명, 선수금은 11조2426억원이다. 장례 전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업체 간 서비스 경쟁은 한층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이처럼 상조금의 쓰임새가 넓어진 데는 이미 납입한 돈을 여행이나 결혼 준비에 활용하려는 수요가 있다. 상조회사들은 이런 수요에 맞춰 장례 전에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늘리고 있다. 상조회사 입장에서는 가입부터 실제 장례서비스 이용까지 수년에서 수십 년에 이르는 계약 기간 동안 고객과 접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상조회사들이 계열·제휴 여행사와 손잡고 크루즈·패키지 등 여행상품을 늘리면서 고객의 선택지는 넓어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환서비스 확대를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행·웨딩 서비스 가격, 품질은 제휴업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이용 증가가 기존 고객 계약 유지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고령화로 상조 가입부터 장례서비스 이용까지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상조회사는 여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과의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는 상조 납입금을 쓸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환서비스를 선택하지 말고 시중의 유사 상품과 가격·서비스 내용을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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