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가 베트남 도시정보관리시스템 구축으로 도시행정 디지털 전환 기반을 마련했다. /사진=코이카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베트남의 수기 중심 도시계획 행정을 디지털 체계로 전환했다. 도시계획 업무 기간은 40% 이상 줄었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동일한 기준으로 도시정보를 관리하는 기반이 마련됐다. 한국 도시정보 기술이 베트남 행정 시스템에 적용된 대표 사례다.

코이카는 지난 21일(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베트남 건설부와 함께 '베트남 도시정보관리시스템(UPIS) 구축사업' 종료보고회를 열었다고 28일 밝혔다. 행사에는 베트남 건설부와 지방정부 관계자, 도시계획 전문가 등 70여명이 참석해 2021년부터 5년간 추진한 사업 성과를 공유했다.



UPIS는 도시계획과 개발 현황, 지형, 재해, 기후변화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지역별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료를 관리했지만, 시스템 구축 이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같은 기준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타이응우옌, 꾸이년, 푸꾸옥 등 3개 지역에 먼저 적용됐다.

업무 효율은 수치로 확인됐다. 도시계획 수립 기간은 평균 111일에서 65.8일로 40.7% 줄었다. 시스템 이용자 만족도는 90.9%를 기록했다. 공개 가능한 도시계획 정보가 디지털 형태로 제공되면서 시민의 정보 접근성이 높아졌다.

베트남이 도시정보 디지털화에 나선 배경에는 빠른 도시화가 있다. 세계은행은 베트남의 도시 인구 증가와 함께 토지 이용, 기반 시설 관리, 재난 대응 역량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시가 확대될수록 종이 문서와 개별 시스템에 의존한 행정은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업의 의미는 소프트웨어 구축을 넘어 도시 행정의 표준을 이전했다는 점이다. 지형·재해·토지이용·개발 현황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면서 도시계획 변경과 개발 인허가 과정에서 동일한 공간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UPIS에는 기후 대응 기능이 담겼다. 코이카는 베트남 환경에 맞춘 녹색도시·재해취약성 지표와 도시 분석 모형을 개발해 홍수·폭염·침식 위험을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도시계획 단계에서 기후 리스크를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양석웅 코이카 베트남사무소장은 "UPIS 구축으로 베트남 도시계획 역량이 한단계 높아지고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게 됐다. 한국 도시정보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양국의 디지털 전환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