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카드 미제시 결제가 하루 평균 1조7890억원으로 10.6% 증가하며 실물카드 결제 증가율(2.5%)을 크게 웃돌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실물카드를 꺼내지 않고 결제한 금액이 하루 1조8000억원에 육박했다. 증가율은 실물카드 결제의 4배를 넘었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간편결제였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중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물카드를 제시하지 않은 카드 결제액은 하루 평균 1조78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6% 늘었다. 같은 기간 실물카드를 제시한 결제액(1조4220억원)은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제시 카드 결제의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6.3%, 하반기 8.2%에 이어 올해 상반기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이 통계는 국내 가맹점에서 쓴 개인·법인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잠정치)을 기준으로 집계했다. 전체 이용액(3조2120억원)에서 실물카드 미제시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55.7%로 1년 전(53.8%)보다 1.9%포인트 높아졌다.

실물카드 미제시 결제의 52.6%는 간편지급이었다. 비중을 적용해 계산하면 간편지급 결제액은 하루 9400억원 안팎이다. 간편지급은 카드 정보를 모바일기기에 미리 저장해 두고 지문 인식 등 간편한 인증수단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다. 간편지급 가운데 핀테크 업체의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72.0%, 카드사 서비스는 28.0%였다. 다만 핀테크 비중은 1년 전(72.3%)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

매장에서 실물카드 대신 휴대전화 등을 내미는 결제가 가장 빠르게 늘었다. 대면 방식의 실물카드 미제시 결제액은 4260억원으로 1년 전(3620억원)보다 17.7% 증가했다. 온라인 등 비대면 결제액은 1조3630억원으로 8.6%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카드 정보를 모바일기기에 미리 저장해 두고 비밀번호 등만 입력해 결제하는 방식을 간편결제로 본다"며 "네이버페이와 QR코드 결제 등이 그 예"라고 설명했다. 다만 "간편결제가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현금 없는 생활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카드 결제 전체도 늘었다. 상반기 지급카드 이용액은 하루 평균 3조7770억원으로 7.6% 늘었다.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3.7%, 하반기 5.6%에서 더 높아졌다. 전체의 79.7%를 차지하는 신용카드 이용액(3조100억원)은 7.3% 증가했다. 체크카드 등 직불형 이용액(7510억원)도 7.5% 늘었다.

소액결제망을 통한 계좌이체 규모는 하루 평균 127조9000억원으로 26.8% 늘었다. 인터넷뱅킹 이체가 22.9%, 법인용 펌뱅킹 이체가 30.4% 증가했다. 국내은행 인터넷뱅킹 이용 건수의 90.7%는 모바일뱅킹으로 이뤄졌다.

현금 사용은 줄고 있다. 한은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5년 경제주체별 화폐사용현황 종합 조사'에 따르면 개인의 월평균 현금지출액은 32만4000원으로 2021년(50만6000원)보다 36.0% 줄었다. 전체 지출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1.6%에서 17.4%로 4.2%포인트 낮아졌다. 기업의 월평균 현금지출액은 911만7000원에서 112만7000원으로 줄었다. 다만 개인 수치는 2021년까지 가구주를 기준으로 집계했기 때문에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