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자산운용사들이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안 본회의 처리를 보류하고 재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현행 정무위원회안대로라면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사이에 매각 기회 차별이 고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VIP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등 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참여 운용사들은 오는 10월1일 예정된 자본시장법 개정안 본회의 처리를 보류하고 일반주주와 기관투자자, 기업, 인수합병(M&A)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개 논의를 거쳐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 운용사들은 "인수자금 부담과 인수합병 위축을 우려한 국회 판단도 존중하지만 일반주주에게도 지배주주와 동등한 조건의 매각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무위를 통과한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안은 상장사 경영권을 인수해 25% 이상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인수자가 최종적으로 50%+1주 이상을 확보하도록 공개매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국회와 정부는 일반주주에게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할 기회를 보장하되, 잔여 지분 전량 매수를 의무화할 경우 인수자금 부담이 커져 M&A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50%+1주를 기준으로 한 부분매수 방식을 채택했다.
다만 운용사들은 인수자가 지배주주 지분을 공개매수 전에 먼저 사들이는 선행매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배주주는 인수자의 선행매수로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할 수 있는 반면 일반주주는 일부만 매각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배주주가 지분 40%를 보유한 회사라면 인수자는 해당 지분을 장외에서 먼저 사들인 뒤 일반주주에게서는 10%+1주만 추가로 공개매수하면 된다. 지배주주 지분이 이미 과반인 회사라면 일반주주에게 공개매수할 물량 자체가 남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날 운용사들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50%+1주 기준을 유지하되 지배주주 선행매수를 배제하고 모든 주주가 공개매수에 함께 참여하는 '비례적 공개매수' 방식을 제시했다. 모든 주주가 공개매수에 응모한 뒤 보유지분에 비례해 매각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같은 가격뿐 아니라 같은 비율로 팔 기회까지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해외 주요국은 일반주주 보호장치를 함께 두고 있다. 일본은 주식 취득 후 지분이 30%를 초과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공개매수를 거치도록 해 지배주주 지분을 먼저 사들이는 구조를 제한한다. 영국과 유럽연합(EU), 홍콩, 싱가포르 등은 지배주주 지분을 먼저 취득하는 것을 허용하되 이후 일반주주가 보유한 잔여주식 전부를 대상으로 매수 제안을 하도록 하고 있다.
운용사들은 해외 사례에 비해 정무위안은 일반주주보호 장치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주장한다. 정무위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지배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에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반면 일반주주는 같은 가격에 일부 지분만 매각하는 구조가 법적으로 고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참여 운용사들은 "이는 사소한 조항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며 "앞으로 한국의 경영권 거래에서 지배주주와 일반주주를 어떤 원칙으로 대우할지를 정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뉴스언팩] 반값 비만주사 '에페'? 출시 전 알아야 할 것들 / 이젠 저녁에도 문 여는 주식시장, 위험 요소는?](https://i.ytimg.com/vi/pOIU14RaM3I/maxresdefault.jpg?width=1920&quality=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