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이 스스로 피해 사실을 알리기 어려운 약자에 한해 제3자의 녹음 파일도 예외적으로 증거로 인정해 달라고 대법원에 직접 호소했다. 사진은 웹툰작가 주호민이 2024년 2월1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사진=뉴스1


특수교사 고발 사건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대법원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장애 아동에 대한 제3자 녹음의 예외적 증거능력을 촉구했다.

주씨는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장애인 단체들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동의 특수성을 고려해 법적 인정 기준을 세워달라는 취지다. 현장에서 "내 아들은 자폐성 장애가 있다. 사건 당시 9살이었던 아들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말이 녹음됐는데도 누가 버튼을 눌렀느냐에 따라 그 목소리가 재판에서 지워졌다"며 "CCTV도, 증인도 없는 곳에서 피해를 설명할 수도 없는 사람에게 녹음마저 허용치 않으면 무엇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견을 마친 주씨는 시민 2만4000여명이 참여한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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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속 녹음기로 시작된 법정 공방…1심 '유예' vs 2심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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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은 2022년 주씨 측이 아들의 가방에 넣어둔 녹음기로 특수교사의 발언을 수집해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녹음에는 특수교사 A씨가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씨의 아들에게 "진짜 밉상이다"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싫어 죽겠어. 나도 너 싫어" 등의 발언을 한 내용이 담겼다.

재판의 핵심은 부모가 몰래 넣은 녹음기에 담긴 이 발언을 법적 증거로 인정할 수 있느냐였다. 1심 재판부는 자폐 아동의 특성과 특수학급의 폐쇄성을 고려해 녹음 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A씨에게는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해당 녹음이 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제3자가 수집한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증거 사용을 불허하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불복해 상고하면서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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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례 될 대법원 판결…교권 침해 vs 학대 방어권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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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상고심은 향후 특수교육 현장과 유사 아동학대 재판 전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장애인 단체와 법률가들은 제3자 녹음을 일률적으로 배제할 경우 약자에 대한 학대 정황이 은폐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교육계는 무분별한 몰래 녹음이 허용되면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권이 위축되고 교권 침해가 심화한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실제로 경기도교육청은 사건 장기화에 따라 해당 교사에게 교권 보호 전담관을 배치하며 지원에 나섰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이 통신비밀보호법의 엄격한 적용 원칙을 유지할지, 아니면 장애 아동의 방어권 보장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예외 판례를 만들지가 최대 쟁점이라고 본다. 대법원의 판결 결과에 따라 교실 내 녹음 관련 입법 보완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