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올 뉴 ES 350e. /사진=김이재 기자


체구가 작은 운전자에게 세단은 늘 부담스러운 존재다. 높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SUV와 달리 운전석이 낮아 차체를 가늠하기 쉽지 않아서다. 특히 길이가 5m를 넘는 대형 세단이라면 부담은 더 커진다.

렉서스 '올 뉴 ES'는 달랐다. 긴 차체가 무색할 만큼 움직임이 가볍고 민첩해 연속된 커브길이나 복잡한 도심 주행에서도 큰 불편함이 없었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통해 쌓아온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감에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가속 반응과 정숙성이 더해지면서 새로운 ES의 매력도 선명해졌다.



지난 15일 렉서스 올 뉴 ES를 타고 서울 잠실 렉서스 커넥트투에서 강원 춘천시의 한 카페까지 왕복 약 145㎞를 주행했다. 춘천으로 향하는 길에는 배터리 전기차(BEV) 모델인 'ES 500e'를,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는 하이브리드(HEV) 모델인 'ES 350h'를 시승했다.
렉서스 올 뉴 ES500e. /사진=김이재 기자


신형 ES의 차체는 전장 5140㎜, 전폭 1920㎜, 휠베이스 2950㎜로 이전 세대보다 각각 165㎜, 55㎜, 80㎜ 커졌다. 주차장을 빠져나올 때만 해도 혹시 차를 긁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우려는 금세 사라졌다.

마치 한 체급 작은 차를 운전하는 듯한 가벼운 움직임에 문득 '이 차가 이렇게 컸었나' 싶은 정도였다. 운전석에서 확보되는 시야도 높게 느껴져 한결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었다.

이날 시승에 함께한 치아시 코헤이 렉서스 인터내셔널 수석 엔지니어는 "일반적인 세단보다 운전자의 시점을 높이고 차체 하단 라인을 낮춰 주변 시야를 넓혔다. 차량 전후좌우의 노면이 다 보이게 되면서 실제 차체보다 작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렉서스 올 뉴 ES500e의 1열. /사진=김이재 기자


실내는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센터 콘솔에 전자식 시프트 레버를 적용해 간결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운전석 시트는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는 형태로 몸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며 손에 닿는 스티어링 휠의 감촉도 부드럽다.



중앙에 위치한 1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시인성이 뛰어났다. LG유플러스와 협업해 탑재한 차세대 커넥티드 서비스 '렉서스 커넥트'를 통해 음악과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렉서스 올 뉴 ES에 탑재된 리스폰시브 히든 스위치. /사진=김이재 기자


세계 최초로 적용된 '리스폰시브 히든 스위치(Responsive Hidden Switch)'도 인상적이다. 스티어링 휠과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손을 가까이 대면 숨겨진 기능 아이콘이 점등되는 방식이다. 반응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실제 조작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치아시 엔지니어는 "모던하고 심플한 최신 가구 디자인 트렌드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올 뉴 ES가 렉서스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모델인 만큼 향후 다른 차종에서도 이 같은 디자인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렉서스 올 뉴 ES500e 계기판. /사진=김이재 기자


주행에서는 전기차 모델의 강점이 돋보였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렉서스 특유의 익숙한 주행감을 보여줬다면 전기차는 한층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강한 회생제동에 따른 이질감 없이 부드럽게 속도를 줄여 마치 승차감 좋은 가솔린 세단을 타는 듯했다.

옆 차로로 대형 트럭이 지나가도 실내가 조용할 정도로 정숙성 역시 뛰어났다. 춘천까지 약 78㎞를 주행한 결과 평균 전비는 7.5㎞/㎾h로 공인 복합 전비(5.3㎞/㎾h)를 웃돌았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ES 350h도 평균 연비 24.8㎞/ℓ로 공인 복합 연비(19.4㎞/ℓ)를 웃돌며 높은 효율을 보여줬다.
렉서스 올 뉴 ES500e 2열. /사진=김이재 기자


전기차 모델인 ES 350e의 시작 가격은 7160만원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인 ES 350h(7290만원)보다 130만원 저렴하다. 가격 부담이 낮은 ES 350e를 고려하면 이번 신형 ES에서는 전기차가 더 매력적인 선택지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