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재커리아 대변인이 브리핑 하는 모습./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발탁한 케이티 재커라이어 백악관 대변인이 업무를 시작한 지 나흘 만에 경질됐다. 변호사 자격 없이 자신을 변호사로 소개해 온 사실이 드러나고 첫 공식 브리핑 대응을 둘러싼 논란까지 이어진 가운데 자리에서 물러났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재커라이어의 해임 사실을 보도했다. 지난 9일 대변인으로 발표된 그는 12일 공식 업무를 시작했으며, 13일 진행한 브리핑이 첫 번째이자 마지막 공식 브리핑이 됐다. 재커라이어는 2011년 페퍼다인대 로스쿨을 졸업했지만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방송 출연 등에서 자신을 변호사로 소개해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에서는 로스쿨 학위를 취득하더라도 주별 변호사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



논란이 불거진 뒤 재커라이어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으며 이후 재응시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다만 법률 업무를 할 의도는 없었고 법학 학위가 있으면 자신을 변호사로 소개해도 된다는 조언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발탁 당시 그를 변호사로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첫 공식 브리핑에서도 언론 대응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재커라이어는 13일 보수 성향 매체 세 곳의 질문만 받은 뒤 약 14분 만에 브리핑을 마쳤다. 이후 언론에서는 백악관 대변인으로서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조지아주 유세를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재커라이어에게 대변인 업무가 자신에게 맞는지 다시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에는 해임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부인하면서 그가 언론으로부터 가혹한 공격을 받았다고 두둔했다. 이후 백악관 관계자는 AFP통신에 재커라이어가 대변인직에서 물러나는 사실을 확인했다.

재커라이어는 백악관 입성 전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운영사인 트럼프 미디어 테크놀로지그룹(TMTG)에서 선임 커뮤니케이션 고문으로 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대변인으로 발표하면서 초기부터 자신을 지지해 온 충성스러운 인사이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의 일원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경질로 재커라이어는 역대 최단명 백악관 대변인으로 기록됐다. 트럼프 1기 당시 열흘 만에 물러난 앤서니 스카라무치보다도 짧은 재임 기간이다. 다만 스카라무치가 맡았던 직책은 대변인이 아닌 백악관 공보국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