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몬태나주 캘리스펠의 머제스틱밸리 아레나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에 등장해 지지자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관세 적용을 일부 면제하기로 했다. 중간선거를 3주가량 앞두고 기름값이 급등한 가운데 추가 유가 상승 부담을 줄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백악관이 공개한 행정명령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이란 제재법'에 따른 일부 제재와 관세, 규제 적용을 면제했다. 지난달 18일 직접 서명한 법률에 담긴 주요 조치의 시행을 앞두고 대통령의 면제 권한을 행사한 것이다. 이 법은 러시아산 수입품에 5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 에너지·금융 부문 등에 제재를 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를 수입하는 상위 5개국의 상품에도 일정 요건에 따라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도록 했다.



다만 대통령이 미국의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의회에 서면 인증과 근거 보고서를 제출하면 제재 적용을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이번 면제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인증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면제 조치는 대통령이나 관계 당국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까지 유지된다.

이번 결정은 미국 내 유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 유지를 노리는 가운데 새 제재가 시행되면 기름값을 더 끌어올릴 위험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정유시설과 에너지 기반시설 공격이 국제유가를 자극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15일 보수 매체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두고 "별로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 상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지도부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대러 제재법은 지난 7월 별세한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주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그레이엄 의원은 사망 직전에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면담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