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생활비 상승과 열악한 교육 환경에 항의하는 전국적인 시위가 폭동과 약탈로 번지자 국민의 분노와 수치심을 언급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지난 18일(현지시각) 오후 8시 AP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 엘리제궁 생중계 담화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분노'와 '수치심'을 표명하며 "어떻게 프랑스 사람들이 프랑스에 이런 짓을 할 수 있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리모주 시청 화재, 리옹 관광 안내소 화재, 마르세유 시청 난입, 보르도 도지사 관저 약탈 등을 열거했다.
"그 어떤 것도 그것(폭력 사태)을 정당화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으며, 용서할 수도 없다"고 말한 마크롱은 "파괴를 자행한 자들은 대가를 치르고, 약탈을 자행한 자들은 배상해야 한다"고 했다. 마크롱은 다만 정당한 시위대와 폭력 분자를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파괴하고, 부수고, 약탈하는 자들과 시위대를 절대 혼동해선 안 된다"며 "생활비 상승과 유가 인상에 대한 우려는 정당하다"고 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지방 당국에 시장들과 협력해 공공건물과 상업시설을 보호하도록 지시했다. 필요할 경우 시위를 금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번 시위 과정에서 프랑스 중부 리모주의 19세기 시청 건물에 불이 나 지붕이 무너졌으며, 파리와 마르세유, 리옹 등 주요 도시에서 수백 개 상점이 약탈당했다.
프랑스 당국에 따르면 이번 시위에는 전국에서 약 55만명이 참여했으며, 주최 측은 참가자가 약 80만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시위는 노동조합과 학생단체 등이 주도했으며, 2018년 사회적 불평등에 항의하며 시작된 '노란 조끼' 운동을 되살리려는 움직임도 포함됐다.
이번 사태로 전국에서 최소 1800명이 체포됐다. 파리 수도권에서는 855명이 체포됐으며, 이 가운데 557명이 경찰에 구금됐다. 파리 경찰은 심장마비로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며, 검찰은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마크롱 대통령과 청년 세대의 관계가 사실상 파국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8년 실업 상태인 청년 원예사에게 "길만 건너면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해 청년들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학교 폐쇄와 사회적 고립을 겪은 청년들에 대한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SNS를 활용해 청년층과 소통하려 했지만, 지난해 "청소년을 좋아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거리감을 드러냈다.
청년층 불만은 교육을 넘어 정부의 재정·복지 정책으로 번지고 있다. 프랑스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15%를 웃돌고, 지난해 재정적자는 GDP의 5.1%를 기록했다. 정부가 올해 재정 적자를 5% 미만으로 줄이기 위해 복지 지출 삭감에 나섰지만, 이 과정에서 청년층의 생활 여건과 교육에 대한 투자가 뒷전으로 밀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7월부터 적용된 청년·저소득층 주거보조금 삭감이 대표적이다.
연금개혁으로 정년을 늦춘 데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방·복무 의무까지 강조하면서 청년층의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10개월 유급 군 복무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뉴스언팩] 금메달의 보상 꼭 병역특례여야 하나 / 신한·국민·하나까지 해킹, AI에 줄줄이 뚫린다](https://i.ytimg.com/vi/sNh-vxA0x5Q/maxresdefault.jpg?width=1920&quality=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