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신형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가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맥그리거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서 냉가스 추력기를 이용해 공중으로 도약하고 있다. 테슬라는 스페이스X의 우주항공 기술을 적용한 로드스터를 2028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로이터=뉴스1


테슬라가 선보인 2세대 로드스터를 두고 기술 혁신에 대한 기대와 상용화 가능성을 둘러싼 신중론이 엇갈린다. 자동차·우주항공·로봇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실제 이동 수단으로 활용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압축공기를 분사하는 추진 방식은 재충전과 장치 무게 등의 제약으로 도심항공교통(UAM)에 적용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테슬라는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맥그리거의 스페이스X 시험장에서 하늘을 나는 신형 로드스터를 시연했다. 이날 공개된 로드스터는 대형 트럭을 포함한 차량 5대를 뛰어넘고 공중에서 차체를 회전한 뒤 착지하는 묘기를 선보였다. 시연은 안전을 위해 운전자 없이 진행됐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비행 자동차는 현실이 됐다"고 말하며 2028년 양산 계획을 밝혔다.



로드스터 공중 도약의 핵심은 스페이스X의 냉가스 추력기다. 고압으로 압축한 공기를 분사할 때 발생하는 반작용으로 추진력을 얻는 방식이다. 차량에는 합계 600ℓ 용량의 공기탱크 2개와 분사 노즐 10개가 탑재됐으며 저장된 압축공기 무게만 약 250㎏에 달한다. 차량 후방 추력기 4개는 80kN(킬로뉴턴) 이상의 추력을 내고 별도의 자세제어 추력기가 공중에서 차체의 방향과 회전을 조절한다.

차체 하부에는 차량을 노면에 밀착시키는 흡입팬도 장착됐다. 차량 아래쪽의 압력을 낮춰 거꾸로 된 구조물에서도 주행할 수 있도록 돕고 일반 도로에서는 접지력을 높여 코너링 성능을 개선한다. 테슬라는 이를 통해 최대 2G의 힘으로 차체를 노면에 붙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력기에는 전기식 액추에이터(구동장치)가 적용돼 공중에서 차체를 안정시키는 미세 조정을 맡는다.

이번 시연은 서로 다른 산업에서 확보한 기술을 하나의 제품에 결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테슬라의 신형 로드스터 시연은 자동차·우주항공·로봇 기술을 결합해 기존 자동차 산업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도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업 간 기술 융합은 성능 향상뿐 아니라 새로운 부가가치와 사업 모델을 창출하는 핵심 동력이다"라고 말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개발한 기술을 공유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향후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우주 발사체의 냉가스 추진 기술을 자동차의 가속과 자세 제어에 활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혁신적인 발상은 기존 산업의 경쟁 구도를 바꾸고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앞으로는 자동차·AI·로봇·우주항공 기술을 누가 먼저 융합하고 상용화하느냐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냉가스 추력기 자체는 우주항공 분야에서 이미 활용되는 기술이다. 유창경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우주선이 가스를 조금씩 분사해 자세를 제어하는 원리를 자동차에 적용한 것인데 엔지니어로서 보면 굉장히 멋진 쇼"라면서도 실제 이동 수단으로서의 활용 가치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분야에 응용할 여지는 있다. 비행체가 이륙할 때 필요한 속도를 얻도록 돕거나 비상 상황에서 착륙을 보조하는 데 활용하는 식이다. UAM처럼 지속적인 비행이 필요한 이동 수단에서는 압축공기를 다시 채워야 하고, 사용을 마친 탱크와 관련 장치가 비행 중 무게 부담으로 남는다는 문제가 있다. 유 교수는 "한 번 쓰고 나면 다시 채워 넣어야 한다. 실제 활용도가 높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상용화를 위해서는 안전성과 경제성 검증도 필요하다. 고압가스 분사 장치를 일반 도로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도 추력기 10개를 단 '로켓' 트림은 일반 도로 주행 승인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상용화는 가능하지만 문제는 그 장치를 항상 붙이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자동차에 적용해 상용화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라고 했다.